제기동성당 게시판
재미있는 얘기가 있지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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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데레사에요.
오늘 월요일인데 잘들 보내셨나요?
전 아직 회사에 있답니다.
이제 퇴근하려구요.
약속이 늦은 시간에 있거든요.
아래 얘기는 좀 지저분한 이야기라, 비유가 좀 약하신 분들은 식사전엔
절대로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뭐,, 저같은 사람이야 상관없지만요~ ^^*
이야기가 길긴 하지만, 나름대로 정감어린(?) 글이랍니다.
그럼, 내일 다시 뵙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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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뒷간은 말이 없다 (?)
토요일날..남편과 동생셋과 함께 할머니댁에 갔더랬습니다..
한달전부터 걸려온 할머니의 전화공세에..시달리다 못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경북 청도로 떠나야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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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에게서 온 * 첫번째 전화..
"그래, 잘 있나? 아아는 잘 크고? 이서방도 잘 있재? 잘 있거라이" 철커덕~
-할머니는 시외전화요금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시외전화는 30초 이내'라는
철칙을 철저히 지켜오시는 분이랍니다..-
** 두번째 전화..
"그래, 잘 있나? 아아는 잘 크고? 이서방도 잘 있재? 몸이 마이 무거와서
내리오진 못하겄재? ..-_-;; 잘 있거라이." 철커덕~
** 세번째 전화..
"그래, 잘 있나? 아아는 잘 크고? 이서방도 잘 있재? 이서방 차는 잘
굴러가나? ..-_-;; 잘 있거라이." 철커덕~
** 네번째 전화..
"- 앞말 동일- -_-;;; 몸이 마이 무거와서 오래 차타면 안되재? 아마
안될기다..-_-;; 잘 있거라이." 철커덕~
** 다섯번째 전화..
"-역시 앞말 동일- 야야, 니 가마니댁 며느리 알재??..임신 9개월이라
카는데 서울에서 내리온거 있재..-_-;; 시오마이가 그래 내리오지말라
카는데도 부득부득 내려왔다 안카나...-_- 마, 내가 보이까
멀쩡하더라..-_-;; 잘 있거라이." 철커덕~
** 여섯번째 전화..
"가마니댁 며느리 있재~ 내가 물어보니까 휴게소에서 쉬엄쉬엄하면서
왔다카더라..그래오니까 하나도 안 힘들었다카대..-_- 잘 있거라이." 철커덕~
** 일곱번째 전화..
"가마니댁 며느리 알재?? 그기이 미쳤는갑다.. 몸이 그래 무거운데도
운문사에도 가고 이래저래 차타고 잘도 돌아다니더래이..-_-;; 마, 그래도
내가 보이까 멀쩡하긴 하더라..잘 있거라이." 철커덕~
가마니댁 며느리에 대한 보고가..-_-;; 몇차례 더 이어졌고..마침내 가마니댁
며느리가 서울에 잘 올라가서 멀쩡하게..-_-;;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시어머니에게 왔었다는 마지막 보고를 끝으로 할머니는 작전을 바꾸시더군요..
"야야, 내가 죽을라카는 갑다..와 이래 꿈에 히안하기이 보이고 그라는지
모르겄다..죽기전에 니를 한번 보고 죽어야 할긴데..-_-..잘 있거라이."
가야만 했습니다..-_-;;
그러나..입덧의 공포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된 제겐 400킬로미터도 넘는
여행에 대한 두려움은 극복하기 어려운 벽이였습니다..
게다가 가까운 거리를 갈때도 항상 비상용 오바이트봉투를 서너개씩 준비해
가지고 다니다가 한두개쯤 사용하게 되는..-_-;; 현실에서 벗어난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거리에 대한 불안은 더욱 컸답니다..
음...10킬로미터정도쯤 가다보면 오바이트를 하게 되니까 400킬로미터면...
400 나누기 10은 40...고로 비닐봉투 40개를 준비해서...-_-;;;;;
생각만으로도 아찔해지더군요..
"할머니, 저 애기 낳은다음에 애기랑 같이 내려갈께요~"
"그라모 그래라.. 오면 내 무덤옆에 꽃나무나 하나 심어놓고 가거래이." -_-;;;
"...다음주 토요일날 내려갈께요.." -_-;;
"뭐라꼬?? 니 몸이 그래 무거워가 올 수 있겠나?? -_-;;; 니가 정 내리
오겠다카먼 나도 못 말리지만...-_-;;; 하기사 저 옆집에 가마니댁 며느리도
..-_-;;; 멀쩡했다 아이가.. 담주 토요일~? 알았데이~~~ 그때 보자이~~"
곧 죽을것 같이 힘없던 목소리가..-_-;; 순식간에 용솟음치는 활력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변하더군요...-_-
그래...오바이트로 십이지장과 작은창자까지 토하는 한이 있더라도...-_-;;
가자...이 한몸 부스러져 일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흠흠..-_-;;
어쨌든 비장한 각오로 할머니댁으로 출발했답니다..
다행히 준비해간 오바이트용 비닐봉투 40개를..^^;;; 하나도 쓰지 않고
다녀올 수 있었죠..
그러나 복병은 다른 곳에 숨어 있더군요..
뿌듯한 마음으로 도착한 할머니댁에서 요란한 환영식을 벌인 다음 화장실로
갔을 때였습니다..
음...이 고향의 향기(?)...
내 신발 8짝을 잡아먹은..-_- 추억의 화장실...
감회에 젖어 화장실안을 내려다 보는 순간...0.0
구더기 이만사천칠백사십네마리가 꼼지락거리고 있더군요...-_-;;;;
"우우웨엑~~~~~~~웩웩~~~~케엑~~~우웩~~~!!!"
급하게 뛰쳐나오느라 질질 끌고 갔던 셋째동생의 큐빅이 다닥다닥
박힌..-_-;;; 공주신발을..-_-;; 그만 뒷간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물어내~~~!! 엉엉~~~~ 내 신바알~~~~!!!"
셋째동생의 절규를..-_-;; 뒤로 하고 할머니는 긴 막대기로..
할아버지구더기.. 할머니구더기.. 아빠구더기.. 엄마구더기.. 형구더기..
누나구더기..언니구더기.. 삼촌구더기..이모구더기.. 등등이 붙어있는...-_-;;;
신발을 건져내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씻어 주시더군요...-_-;;;
"와 이래 호들갑이고~ 이봐라~ 깨끗하다 아이가~"
그러나...할머니가 무식하게..-_-;; 문질러 닦은 신발은 이미 예전에 큐빅이
이쁘게 박혀있던 공주신발이 아니였습니다....-_-
큐빅이 듬성듬성 빠져 공주가 신다버린..-_-;; 신발이 되어 있더군요..
동생과는 협상과 타협과 협박끝에..^^;; 적당한 선에서 보상해주기로 합의를
했답니다..
임신중엔 이쁜것만 보고 이쁜말만 들으라고 했는데...이미 그른것같습니다..
아가야...이 못난 에미를 용서해다오..-_-;;;
그리고..구더기 이만사천칠백사십네마리를 본건..악몽이려니 하거라..-_-;;;
신발 9짝을 잡아먹은..-_-;; 뒷간은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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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지저분한 뒷간얘기로 시작해 죄송합니다..-_-;;;
행복한 한주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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