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빗물속에 눈물숨기고

인쇄

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2002-04-24 ㅣ No.2316

 

빗물속에 눈물을 숨기고 

-- 최 옥 -- 




비가 내립니다 창밖은 온통 빗금쳐진 세상 

그 속에서 나 또한 그어야만 할 못난 기억들을 봅니다 

생각하면 당신은 참 야속한 사람 

다시는 돌아보지 않던 뒷모습에 나는 더이상 

소리낼 수 없는 벙어리종이 되었습니다 

날마다 종탑에서 바라보던 풍경은 

당신이 내게 주셨던 아름다운 세상 

뎅그렁뎅그렁 냇물처럼 맑았던 그 종소리 

누군가에게 거듭 말하고픈 사랑이었다는 거 

이제는 압니다 무작정 당신을 생각했지만 

하루의 끝에서 말끔이 화장을 지우듯 

사랑의 끝에서 그만...당신을 지워버릴 순 없을까요 

끝내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인어공주의 비련처럼 

이내 몸 한개 물방울로 흐르다 

어느 석양무렵 그 도시의 강을 지나게 되면 

가슴저리게 당신곁을 지나왔다는 거 당신만은 눈치챌런지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 당신 손등에서 

쉬이 흘러내리지 못하는 빗방울 있거든 

그것이 나인 줄을 당신만은 아실런지


1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