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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의 다윗들(2):건설회사 '사람과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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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12-20 ㅣ No.5852

 

 

건설회사 '사람과 공간'

 

 

 

평등한 사람들이 모여 녹색 세상을 짓는다.'

 

건설회사 '사람과 공간'이 6년여 실험 속에 이룩해낸 성과와 정신은 이렇게 요약된다.

 

"처음에 먹고 살자고 시작했죠,. 건설현자의 막일꾼들끼리 뭉쳐,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자는 단순한 생각이었습니다."

 

1994년 6월 건설 노동자 공동체 '우리건설'은 그렇게 창립했다. 현장을 떠돌던 막일꾼 34명이 500만원씩을 내놓아 회사를 만들었다. 미자, 설비, 전기, 페인트, 벽돌쌓기 등 각 공정의 '장이'들이 모여들었다.

 

97년 1월 설립과 함께 본격적 실험이 시작됐다. 주주들의 운영위원회에서 회사 주요사안을 결정하고, 1년 임기의 대표를 사원들이 뽑았다. 이윤의 10%는 반드시 사회에 되돌린다는 원칙도 정했다. 세상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들을 지켜봤다.

 

하지만 오래갈 거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결구 우려는 현실로 변했다. 최악의 경제위기가 전국을 휩쓸던 98년 6월, 어음은 밀물처럼 밀려들고 자본이 취약한 회사는 더이상 버틸 수 없었다.

 

"주주들을 모아 놓고 비통한 심정으로 문을 닫아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주주들이 또다시 막노동판에서 일군 돈을 쏟아붇기로 한 것이다. 회사는 1년여 만에 극적 재기에 성공했다.

 

"재기의 과정에서 많이들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일이 무엇이었나.' '돈 벌려고 아등바등한 것밖에 없지는 않았나.' 땀흘린 사람들이 부를 나눠갖는 것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죠."

 

2000년 들어 두번째 실험이 시작됐다. 국내 유일의 '생태건축회사'가 그것이었다. 주주들에게 회사의 변모한 '이념'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회사이름도 '사람과 공간'으로 바꾸고, 생태건축을 연구하는 부설 연구소도 마련했다.

 

"건축은 기본적으로 자연에 대한 파괴행위입니다. 그 결과는 사람의 삶도 피폐화시키죠. '자연과 상생' 그게 바로 우리의 꿈입니다."

 

직원들은 수시로 모여 생태건축기술을 연구했다. 인분을 발효시키는 화장실, 폐차 엔진을 이용한 냉난방 설비, 폐기물과 천연재료를 원료로 한 건축자재, 태양열과 전통온돌을 도입한 무공해 난방 등이 그 성과였다. 올 들어서만 대안학교인 전북 무주 푸른꿈고등학교 신축, 친환경 수련농장인 충북 제천 온생명어울마울 조성 등을 이뤄냈다. 매출목표(50억)도 22억원 초과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익금을 어떻게 쓸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부도 위기의 순간을 포함해 지금껏 다달이 고아원, 양로원, 사회단체에 후원금을 내놓았다. 직원회의를 통해 결정되는 월급은 대표나 평직원이나 큰 차이가 없다.

 

대표 김진택(38)씨는 말한다.

 

"땀흘려 일하는 게 행복합니다. 행복을 똑같이 나눌 수 있어 더욱 행복합니다. 우리의 땀이 세상 모든 이들의 행복에 작은 밑거름이라도 된다면 더 바랄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2000년을 거대한 실험으로 가득 채운 이들에게 2001년의 여명을 또다른 이름의 행복한 실험이다.

 

 

 

이 분들이 온 세상에 행복의 씨앗을 담뿍 뿌리는 새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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