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혜선이누나를 위한 18세 미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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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만 [BLUEYES] 쪽지 캡슐

1999-06-01 ㅣ No.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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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 나

 

방한칸에서 가난하게 사는 부부와 아들이 있었다.

아들이 자랄만큼 자라서 혹시나 볼까봐서 밤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밤일을 할 때마다 남편이 아들이 자나 안자나 확인하려고 성냥을 켜서

아들 얼굴 위를 비춰 보고 확인한 후 밤일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역시 성냥을 켜서 아들 얼굴위로 비추는데 그만 성냥의

불똥이 아들 얼굴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때 아들이 벌떡 일어나 하는말,

" 내 언젠가는 불똥 튈 줄 알았다니까...."

 

   

 

****** 둘

 

 

 

그 이후론 밤일을 하려면 모든 걸 살펴보고 해야만 했다.

아들이 곤히 잠든 날이었다.

남편은 부인 곁으로 가서 일할 자세를 취하였다.

그러자 부인이 말했다.

" 여보, 내일 장날이쟎아유. 새벽일찍 일어나 장터에

나갈려면 피곤할 거 아니에유? 오늘은 그냥 잡시다요. "

이 때 자고있던 아들이 한 마디 했다.

" 괜찬아유. 엄니! 내일 비온데유. "

 

 

 

   ****** 셋

 

 

 

다음날 정말 비가왔다.

비가 오니까 더욱 그 생각이 났다.

남편은 오랜만에 낮에 하고 싶었는데 아들녀석이 방안에만 있는 것이었다.

눈치없는 아들에 남편이 말했다.

" 너 만덕이네 가서 안 놀려? "

부인도 거들었다.

" 그려, 혼자 재미없게 뭐하냐? 개네 집서 놀지? "

그러자 아들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 지를 눈치없는 놈으로 보지 말아유.

그 집이라고 그거 생각 안 나겠서유? "

 

 

 

   ****** 넷

 

 

 

비는 그쳤고 마지막 장날이라 부부는 읍내장터에 갔다.

읍내에 가니 볼거리가 많았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극장 포스터인데 외국배우 한쌍이 야릇한

포즈를 취하는 그림을 본 것이다.

서서하는 포즈인데 남편은 오늘밤 집에 가서 해 볼려고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날 밤 남편은 포스터의 장면처럼 부인을 들어서 해볼려고 힘을 썼다.

첨 하는 자세라 남편은 균형을 잃고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이에 아들은 깔리고 말았다.

아들이 깔린채로 하는말,

" 그냥 하던대로 하면 이런일 없쟌아유! "

 

 

 

  ****** 다섯

 

 

 

모처럼 또 기회를 맞은 어느날 밤, 남편은 부인 곁으로 갔다.

그러자 부인이

" 오늘은 쫌 조심혀야 되는디... 그거(?) 좀 찾아봐유. "

가난한 이들부부에 그거 조차 떨어졌다.

쓰다남은 거 조차 없었지만 바짝 달아오른 남편은

" 괜찬여. 내가 잘 할게..."

이때 자는 척하던 아들이 말했다.

" 그러다가 식구하나 더 딸려봐유 !

지금보다 더 힘들거 아녀유 ! "

 

 

 

  ****** 여섯

 

 

 

어느날 이들부부는 결혼 10 주년을 맞이했다.

10주년이라고 해도 가난한 이들에겐 별의미가 없었다.

한 숨만 나올뿐이었다.

밤이 되자 아들이 베개를 들고서 말하는 것이다.

" 아부지 ! 엄니 ! 오늘 결혼 10 주년이지유?

오늘은 지가 장롱에서 잘테니 맘껏 볼일 보세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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