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왜 가장 좋은 나이쯤에 세월을 붙잡아 매 주지 않습니까?
어느 새 제 몸이 이렇게 낡아 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저는 요즈음 큰 착각을 한답니다.
나이가 이제 겨우 30대쯤으로 생각이 들거든요.
왜 그럴까요?
알겠더라구요.
만나는 사람 거의 모두가
그런 ’또래’들이거든요.
성당에 가도 그런 또래.
학교(연세대학교)에 가도 그런 또래.
기업체 강의장에 가도 그런 또래.
아니,
그것보다 컴퓨터에 앉아 누구와 맞닥뜨릴 때
그런 또래들을 더 많이 만납니다.
나이가 모두 ’저’와 비슷한 겁니다.
아니,
내가 도리어 저들보다 더 젊은 걸로도 착각을 합니다.
하느님.
제 몸을 낡게 하셨어도
제 마음을 낡게 하시지는 않으셨군요.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이 아침에도
이렇게 컴퓨터 자판을 두들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제 또래 젊은이들이 저를 대할 꺼거든요.
그 중에는 어느 미모의 제 또래 여성도 있을 거구요.
하느님. 다음 주에는
제가 아무래도
토요 특전 미사를 보아 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날(일요일) 아침
일찌감치 또 또래들과 함께 어디를 가거든요.
어디를 가느냐구요? 파일을 옆에 첨부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천주교 신자인 제가 이런 델 가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사찰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이런 델 죄의식 없이 다녔어요.
-’가르치는’ 직업상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
저에게
저처럼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해 주십시오.
특히, 우리 성당의 젊은이들도
제가 그 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
몰랐던 좋은 사람들까지
많이 만나게 해 주십시오.
’회장님’이나 ’교수님’이 아닌 ’오빠’라고 불러 줄 사람들도 많이많이 만나게 해 주십시오.
그래서 그 젊은 또래 속에 제가 꼭 박혀 있게
그리고, 몸이 낡아 있음을 아예 잃어 버리게 - - -
아마,
앞으로도 거 멋진 이 세상의 든든한 <오빠>가
될 것도 같습니다.
하느님.
이것은 기도는 아니지만,
제가 앞으로도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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