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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탑]씨네2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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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jhp94] 쪽지 캡슐

1999-10-25 ㅣ No.1577

특집 ’99 씨네키드의 초상

카메라를 내 품안에! 무서운 10대가 온다

<너희가 중딩을 아느냐>에서 <상실의 시대>까지, 영화로 사유하는 90년대 영상세대

드디어 그들이 그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우리는 과거진행형으로, 혹은 떠밀려온 풍문으로 교실 안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10대들의 목소리로 10대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은 여과없이, 그러니까 ‘어른들의 시선’을 거치지 않고 그들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그들의 문화를 스스로 채록하고 있다. 집 안 한구석에 놓여 있던 비디오카메라가 이들 손에 장악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온갖 영상문화의 세례를 받고 자란 아이들은 이제 스스로 매체를 장악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가고 있다. 유행처럼 일고 있는 청소년영화제들은 이들이 함께 호흡할 터전이 돼주었다.

각본, 연출에서 촬영, 편집까지 쓱싹 해치우는 청소년들에게 더이상 카메라는 경외의 대상이 아니다. 이 아이들은 카메라를 가지고 논다. 더 나아가 청소년들은 영화를 통해 세상을 ‘사유’한다. 그들이 자아와 학교와 세계를 바라보는데 카메라가 객관적인 거리를 만들어준 덕이다. 청소년영화를 ‘예비 감독군’의 재롱으로써가 아니라,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진지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아이들 가운데 누가 새로운 밀레니엄의 감독이 될 것인가를 가려보는 건 이 다음 문제다. <너희가 중딩을 아느냐>가 신호탄을 터뜨린 이후 청소년영화는 거센 물살처럼 밀려오고 있다. 이미 영화의 소재와 주제가 여러 갈래를 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올해 세상에 나온 영화들은 지난해와는 또다른 경향을 보여준다. 정말로 아이들은 쑥쑥 자란다.

 

<씨네21>은 선배 ‘씨네키드’ 김현진(18·영상원1)를 불러내 제1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상실의 시대>로 대상을 수상한 염정원(17·일산 대진고)에게 말을 걸어봤다. 당돌하게도, 이 여학생은 “영화가 나의 운명”이라고 대답했다. -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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