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영자언니] 한송이 꽃을 피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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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영 [spica] 쪽지 캡슐

1999-10-07 ㅣ No.863

제 목 : ?한 송이 꽃을 피우기까지?

 

 

 

 길가에 씀바귀 하나가 떨어져 꿈을 키우고 있었다.

 

 봄이 와서 씀바귀가 마악 떡잎을 내밀었을 때였다.

 참새가 날아와서 떡잎 둘 중 하나를 쪼아먹어 버렸다.

 씀바귀는 떡잎 하나만으로 간신히 속잎들을 펴냈다.

 

 이슬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날이었다.

 이번에는 무심한 소 발굽에 밟히고 말았다.

 씀바귀는 흙탕에 처박힌 고개를 드는 데

 며칠이 걸렸는지 모른다.

 

 드디어 꽃망울이 부풀은 어느 날이었다.

 깔깔거리며 장난질 치고 가는 아이들 발에

 꽃대궁이 부러지고 말았다.

 

 그러나 씀바귀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 꽃대궁을 밀어올렸다.

 

 마침내 씀바귀는 빛나는 노오란 꽃을 피웠다.

 

 열 배, 스무 배의 꽃씨를 띄워 올리는 씀바귀에게

 이웃의 강아지풀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수확을 할 수 있는지요?"

 

 씀바귀가 대답했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

  그리하여 어떤 역경이 닥치더라도

  거듭거듭 새로 시작하여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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