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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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 [smart73] 쪽지 캡슐

2000-03-09 ㅣ No.595

 며칠전 집에서 식탁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데 식탁 유리 밑에 장식한 종이에 써 있는 문구가 눈에 보였습니다. 아마도 어머니께서 장식을 위해 유리 밑에 끼워 두신 모양입니다. 매일 식사를 하는 곳인데도 지금까지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유독 그날만은 그 문구가 눈에 띄는 것이었습니다. 그 제목은 ’ 쉽지 않은 것’ 이란 것이었습니다. 내용은 ’성내지 않기, 비판하지 않기, 비웃음을 참아내기, 먼저 배려하기, 용서하기.....’ 이런 어찌 보면 너무나 상식적인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날은 그 상식적이고 틀에 박힌 이야기들이 제 마음을 사로 잡았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한번, 두번 반복해서 읽으며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에 연속이구나’ 하는 건방진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지난 일요일 생활 성가 잔치 때문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당의 각 청년 단체가 서로의 정당화(?)를 위해 이전투구 - 그 당시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생각한 저는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좋지 못한 모습을 보며 가슴 아파했고 서로 큰 상처를 받았을 당사자들을 생각하며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던 중 그 문구가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구나’ 하는 생각과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과연 제 자신이 무엇이기에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실망하고 미워했는지... 나 자신은 무엇인가를 위해 그렇게 열정적으로 생활했는지 하는 의문과 함께 그날의 일을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 모두들 열심히 하려는 마음 때문에 그랬을꺼야. 그런 마음이 없었기에 내가 이런 생각을 했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이 맞는 것이겠죠? 이렇게 열심히 생활하려는 청년들을 잠시나마 실망스러워 했던 점 너무나 깊이 사과 드립니다. 우리 모두 이런 적극적인 마음과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아름다운 공덕동 성당 청년의 모습을 하느님께 보여드렸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청년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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