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22주간 레지오 훈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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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간 레지오 훈화(2002. 9. 1 ∼ 7)
한 남자가 깊은 산 속에서 사자에게 쫓기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눈앞에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펼쳐졌습니다. 절벽 아래로 뛰어내릴 수도, 그 자리에서 당할 수도 없었습니다. 마침 골짜기 아래 나무뿌리가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나무 뿌리 역시 언제 끊어질지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유일하게 남은 생명줄이었습니다. 잠시 후, 어둠이 몰려오고, 차가운 바람이 불더니 나무 뿌리를 거머쥔 그의 손은 힘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죽음은 확실해졌습니다. 게다가 생쥐 두 마리가 그의 나무 뿌리를 갉아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절망스런 눈길로 천천히 주위를 훑어보았습니다. 그때, 그는 자신이 매달린 나무 위의 꿀통을 발견했습니다. 순간 남자의 머리 속 모든 고통이 산산이 휘발되고 있었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잊고 그 꿀통에 혀를 가져다 댔습니다. 그 맛은 여태껏 한번도 맛보지 못한 기막히게 달콤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는 정신 없이 그 꿀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정말 지금의 자신의 처지와 해야 될 여러 가지 일들을 잊어버리고 달콤한 것에 빠져 지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이러한 달콤한 것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달콤한 것으로 많은 것을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달콤함은 우리에게 순간의 어려움을 잊게 하지만 결국 그 어려움은 그래도 남아 있습니다. 한 남자가 달콤한 꿀을 먹고 있지만 자신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그 위험은 남아있듯이 말입니다. 기도하고 봉사하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다고 모든 것이 쉬워지지는 않습니다. 항상 그대로 우리의 일은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 충실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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