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청년 활성화 방안을 읽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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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vision33] 쪽지 캡슐

2003-11-30 ㅣ No.2969

양성과 교육에 대하여...

 

대학교 다닐때 우연히 개신교 계열의 교회에 다닌 적이 있었다. 학교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대학원에 다니는 처음보는 여자선배가 이른바 개신교 용어로 Fising (낚시질)을 했는데 내가 걸렸었다. "인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고 물어보았던 첫마디를 아직도 기억한다.

물론 여선배가 예쁘지 않았으면 굳이 18개월이나 다닐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ㅋㅋ

그곳의 여름수련회를 다녀온 후, 나는 레벨이 더 올라갈 상황이었는데, 머리속이 혼란스러웠다.

일요일 아침엔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오후에는 성당 미사를 번갈아 다니다가 수녀님과 면담을 한 후 교회다니는 것을 그만 둔 적이 있었다.. 수녀님은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다.

그냥, "가면 안돼, 교회는 다니면 안돼". 그래서 난 그 말씀을 듣고 교회를 그만 다녔다.

 

이후 성당에서 성가대 생활에 전념하면서도 나는 그때 개신교에서 새로온 사람을 환영하고 체계적으로 키우는 교육시스템(?)에 대해 항상 가톨릭교회와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었고 나름대로 도입이 가능한 부분은 도입하기도 했었다.

 

물을 잘주는 농부는 채소와 과일 하나하나에 물을 준다. 물을 잘 주지 못하는 농부는 급하고 바쁘게 일을 처리한다. 한지게의 물을 지고 와서 농장의 모든 채소에 한꺼번에 물을 준다. 남들은 그가 농장을 가꾸는 것으로 볼 테지만 작물은 충분히 적셔진 적이 없다.

 

유감스럽지만, 내가 볼때 가톨릭교회와 개신교 교회의 교육의 차이는 물을 잘주지 못하는 농부와 물을 잘 주는 농부의 차이처럼 느껴졌다. 개신교의 큰 장점은 개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감동적일 정도이며, 무엇보다 기존의 신자들이 신입신자들을 1:1로 교회활동에 적응 할 수 있도록 하는 멘토링(mentoring) 시스템이 잘되어 있었다.

 

반면 천주교는 사제 한명이 많은 신도들을 돌봐야 하는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 물론 개신교의 그런 적극적인 개입이 싫어서 천주교로 오는 사람도 많은 것 또한 사실이지만,

교육적 차원에서의 비교를 본다면 개신교가 가톨릭보다 경쟁우위에 있다는 생각이었다.

 

난 청년성가대를 오랫동안 했지만 중간중간 주일학교 교사도 했었고 4지구 청년연합회 간부활동도 하면서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었다. 지금도 비슷하리라 생각하지만 청년활동은 보좌신부님의 관심과 지원에 따라 활동의 폭과 넓이가 결정되었고,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시던 보좌신부님이 떠나면 뿌리가 깊지 못한 청년활동은 활동이 금방 위축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교육의 부족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교회에서 청년의 위치가 무엇인지, 신앙인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청년활동의 방향은 어디를 지향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단체를 이끄는 방법은? 청년단체와 청년연합회의 관계설정은? 청년리더가 되기 위한 리더쉽 함양교육 등.. ...

 

너무나 필요하지만, 아무도 가르쳐주지 못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단체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M./T도 필요하고 리더들을 위한 L/T도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M/T나 L/T를 실시했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내용이 어떠한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내용이 체계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한가지 더, 체계적인 교육내용이 일상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한국 최고의 대기업 삼성은 입사하면 25박 26일 합숙훈련을 통해 신입사원을 “삼성맨” 으로 만든다. 군대에 가면 속칭 사회물을 뻬기 위해 강도 높은 군기를 잡으며 신병훈련을 받는다. 어느정도 규모의 회사에 들어가면 대부분 오리엔테이션이나 연수를 통해 회사의 가치와 이념, 비젼, 사명등을 배우고 익히며 일상속에서 계속 훈련을 받는다.

 

가톨릭은 개신교에 비해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개신교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훌륭한 시스템이 있다. 가톨릭 교회는 “제도와 카리스마” 로 이뤄져있다는 어느 신부님의 말씀처럼 교회의 제도와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보고 싶다.]

 

2004년 청년활동을 하고픈, 할 예정인, 해야 할 월곡동 청년 리더 15명의 리스트가 여기 있다고 해보자.

 

96년의 예를 들면, 청연연합회 회장과 간부, 중고등부 교사단, 초등부 교사단, 청년성서모임, 청년레지오, 청년빈첸시오, 청년풍물 ‘누리패’, 교사연합회, 그룹사운드 소리모아, 청년기도모임, 가톨릭노동연합회, 청년성가대의 리더가 될 것이다.

 

서울대교구는 지구별로 나뉘어 있고, 월곡동은 “4지구” 소속이다. 청년리더들은 4지구에서 실시하는 [교회 청년리더를 위한 1박2일 Workshop] 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교육주관은 4지구에서 대상은 지구내 본당 청년리더, 내용은 김경진 신부님이 올려주신 내용들 및 위에서 얘기한 내용들 그리고 경험이 없는 청년리더를 위해 실제 단체를 이끌어 나가는 실무방법론도 포함되면 좋을 것 같다. 참가비용은 본당에서 지원해 주면 좋겠다. 1년간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친구들이니까...

 

4지구에서 실시하는 워크샵은 여러 가지로 장점이 있다. 본당에 한정될 수 있는 청년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청년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고민의 깊이를 넗힐 수 있다. 연간 2회정도 상시적으로 개설해서 본인이 필요할 경우에는 자신의 비용으로 재교육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두 번째, 지구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참가한 후에는, 월곡본당에서 자체적으로 L/T를 실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구의 교육이 거시적인 시각을 키워준다면, 본당의 워크샵은 각 단체의 현황과 문제점 및 실제운영방법 들을 살펴보는 미시적인 교육이 되어야 한다. 앞서 얘기한 각 단체의 기록이 구체적으로 작성되어 있다면 유용하게 활용될 것 같다. 이때는 당연히 보좌신부님과 함께 하면서 신부님의 사목방향과 1년 사업계획을 함께 짜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세 번째, 각 리더들은 단체에 돌아가 배운내용들을 토대로 단체 회원들에게 전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전달교육에 자신이 없다면 보좌신부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정기적 혹은 부정기적인 교육이 지속되어야 한다. 신부님 강론을 통해서든 혹은 인터넷을 통해서든, 월 1회 뉴스레터를 통해서든 일상적인 교육이 지속되어야 한다.

 

혼자만의 상상을 예로 들었지만, 불가능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지금은 교구에서 그런 교육프로그램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좀 더 목적과 대상이 명확한 교육내용이, 가톨릭의 장점을 살려 광범위하게 체계적으로 실시된다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4지구 내에 청년사목연구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있다면 김경진 신부님처럼 청년사목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으신 신부님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정리하여 일개본당에서 실시하기 어려운 청년사목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지원이 뒤따랐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청년모임은 항상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맺어야 한다. ‘재미’를 추구하고 ‘문화’를 중요시하는 청년모임의 특성상 기도가 빠지기 쉽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신앙안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는 것을 요즈음 뼈저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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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의 글을 읽고 반가움과 아쉬운 마음이 교차해서 적었는데, 두서없이 횡설수설

한 것 같습니다. 보좌신부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 부탁드리고 월곡동 청년연합회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수고하세요...  월곡동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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