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고궁의 봄빛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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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3 ㅣ No.12661























고궁의 봄빛 바라보며
/ 하석(2012. 3. 31)
 
주인 잃은 텅 빈 고궁에는
적막의 그림자 외로이 드리웠네.
낡고 오랜 궁궐과 부속 건물에는
국사를 논하던 국왕도 대신도 아니 보이고
낡은 문 닫힌 채로 오랜 정적만이 머물러라.
 
한 때는 융성한 조선국 문화의 꽃피웠건만
어쩌다 국권 강탈당한 치욕의 한 서렸는고.
불타고 유린당한 민족역사의 아픈 상처들이
이 단아한 고궁의 봄빛 아래에 숨어 있구나.
 
고궁의 비사를 지켜보았을 오랜 고목들에는
목격한 그 아픔들 삭히느라 괴로워했음인가
이리저리 비틀어지고 꼬이는 기형들 보인다.
그래도 돌 틈새나 풀숲엔 제비꽃 방긋 웃고,
활짝 핀 생강나무꽃에 고궁의 봄빛은 화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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