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성당 자유게시판

주님은 그날의 말씀을 통해서 당신을 만나기를 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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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2002-09-29 ㅣ No.2760

 (묵상)

 

 맏아들이 아버지의 말씀에 ‘싫어요’라고 했다는 것이 부럽기까지 하다. 아버지의 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자기 안에 갇혀 있어 아버지를 거부하는 아들의 모습인데도 나중에 후회를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자기의 뜻을 명백히 표현하는 맏아들이 오늘은 좋아진다.

인간관계 훈련을 통해 많은 시간을 대화하는 방법이나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을 훈련해 왔지만 부정적 느낌을 전달하는 것은 아직도 힘든 과제 중의 하나다. 친구들과 싸움을 해본 기억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격한 감정이 오가면서 서로를 좀더 이해하게 되고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많이 겪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그게 싫어, 좋아하지 않아.” 이런 표현을 하게 되면 상대에게 거부당하고 관계가 멀어질까 봐, 나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깨질까 봐 두려워했던 것 같다.

‘화를 내면 수준 낮은 사람이다’라는 강박관념은 나를 고상하게 포장했지만 지금은 이 틀을 깨는 것이 가장 힘든 작업이다. 지금까지 나를 만들어 왔던 좋은 모습들이 이제는 적절하게 화를 표현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되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고상하게 포장되어 있는 나의 실체를 날마다 내가 받아들일 만큼씩 열어주고 깨우쳐 주신다. 자문해 본다. ‘정말 그 사람과 친하고 싶냐? 그렇다면 부정적인 느낌까지 표현하라.’, ‘아버지와 가까워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네 틀이 아닌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일 수 있는 네 마음의 그릇을 준비하라.’

주님은 그날의 말씀을 통하여 당신을 만나길 희망하신다.

 

김광숙(한국감마연구소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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