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성당 게시판

유다에 대한 묵상(홍신부님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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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03-05-05 ㅣ No.6837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에 대하여 동정을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느님께서 유다가 그런 짓을 하지 않게 막을 수도 있었지 않은가 하는 것이지요.

물론 하느님께서 유다를 그렇게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유다를 막지를 않으셨습니다.

왜 그러셨는가.

 

하느님은 유다의 선택을 존중하셨던 것입니다.

유다는 예수님의 주위에서 맴돌다가 예수님의 눈에 들어서 제자단에 들어오게 되었고

헌금을 관리하는 직분까지 맡았습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하시는 수많은 기적과 설교를 보고 듣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예수께서는 유다에게 사람이 살아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다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유다가 선택을 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유다는 그런 예수님의 정성을 외면하고

결국 예수님을 팔아버리는 쪽을 선택을 한 것이고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아마도 유다는 지금 아무런 변명도 원망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유다에게 뿐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늘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십니다.

그 기회를 버리는가 아니면 받아들이는가 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입니다.

그럼 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선택이란 것을 우리에게 주시는 것인가?

차라리 당신이 다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다 알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아이를 키우시면서 아이가 해야할 일을 다 부모가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 알아서 해 준다면 아이가 어떻게 될까요?

건강한 아이가 될까요?

아닙니다.

반대로 무기력한 아이가 되고 맙니다.

자기 밥그릇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마마보이가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건강한 아이는 자기 스스로 무엇이든지 해보려고 하고

자신이 선택한 것이 결과가 어떻게 나왔든지 간에

거기에서 무엇인가를 배우는 아이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신 것은 이런 부모님의 마음과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생 안에서 우리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안에서 삶이란 무엇인지를

그리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성가들은 말하기를

인생이란 하느님의 뜻을 깨달아가는 장

미성숙한 마음을 성숙하게 만들어가는 영신수련의 장이라고 말을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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