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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장 -2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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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데레사 [hbrl] 쪽지 캡슐

2007-09-26 ㅣ No.2266

 
 
 
유다인들이 바오로를 총독에게 고발하다
 
24
 
1  닷새 뒤에 하나니아스 대사제가 원로 몇  사람과 테르틸로스라는 법률가와 함께 내려가, 총독에게 바오로에 대한 소송을 제가하였다.
 
바오로가 불려 나오자 테르틸로스가 고발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각하 덕분에 큰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하의 선견지면으로 이 민족을 위한 개혁이 이루어졌습니다.
 
존귀하신 필릭스님,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언제 어디에서나 인정하며 매우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각하를 길게 붙잡아 두지 않으려 하니, 너그러우신 마음으로 잠시 우리의 말을 들어주시기를 청합니다.
 
우리는 이 사람이 흑사병 같은 자로서, 온 세상에 있는 모든 유다인들 사이에 소요를 부추기는 자며 나자렛 분파의 괴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자가 성전까지 더럽히려고 시도하여 우리가 붙잡았습니다.
 
각하께서 친히 이자를 신문해 보시면, 우리가 이자를 고발하는 내용을 모두 아시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다른 유다인들도 합세하여 사실이 그러하다고 주장하였다.
 
바오로가 변론하다
 
10  그때에 총독이 고개를 끄덕이자 바오로가 답변하였다. "나는 각하께서 여러 해 전부터 이 민족의 재판관으로 계신 것을 알기에, 이제 안심하고 나 자신에 관하여 변론하겠습니다.
 
각하께서도 확인해 보실 수 있겠지만, 내가 예루살렘에 경배하러 올라간 지가 열이틀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내가 성전에서든 회당에서든 성안에서든 누구와 논쟁하거나 군중의 소요를 일으키는 것을 본 사람이 없습니다.
 
저들은 지금 나를 고발하는 그 내용을 각하께 증명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나 각하 앞에서 이것만은 시인합니다. 저들이 분파라고 일컫는 새로운 길에 따라 내가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을 섬기고 율법과 예언서에 기록된 모든 것을 믿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나도 바로 저드리 품고 있는 것과 똑같은 희망을 하느님께 두고 있습니다. 의로운 이들이나 불의한 자들이나 모두 부활하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 또한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언제나 거리낌 없는 양심을 간직하려고 애를 씁니다.
 
나는 내 동족에게 자선 기금을 전달하고 하느님께 제물을 바치려고 여러 해 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내가 정결 예식을 마치고 제물을 바칠 때에 그들이 성전 안에서 나를 본 것입니다. 그러나 내 곁에는 군중도 없었고 소동도 없었습니다.
 
아시아에서 온 유다인 몇 사람이 있었을 뿐인데, 나에게 시비를 걸 일이 있으면 그들이 각하께 와서 고발했어야 마땅합니다.
 
 
아니면, 내가 최고 의회에 출두하였을 때 여기에 있는 저들이 무슨 범죄 사실을 찾아냈는지 직접 말해 보라고 하십시오.
 
나는 다만 저들 가운데에 서서, '죽은 이들의 부활 때문에 나는 오늘 여러분 앞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하고 한마디 외쳤을 뿐입니다."
 
펠릭스는 새로운 길에 대하여 매우 자세히 알고 있었지만, "천인대장 리시아스가 내려오면 여러분의 사건을 판결하겠소." 하면서 공판을 연기하였다.
 
그리고 백인대장에게 바오로를 지키되 편하게 해 주고 친지들이 그를 돌보는 것을 막지 말라고 지시하였다.
 
바오로가 감옥에 갇혀 지내다
 
24  며칠 뒤에 펠릭스는 유다 여자인 자기 아내 드루살리와 함께 와서 바오로를 불러내어,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는 신앙에 관하여 이야기를 들었다.
 
바오로가 의로움과 절제와 다가오는 심판에 관하여 설명하자 펠릭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이제 그만 가 보시오. 기회가 되면 다시 부르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면서도 바오로가 자기에게 돈을 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어서, 바오로를 자주 불러 내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해가 지난 뒤에 포르키우스 페스투스가 펠릭스의 후임으로 부임하였다. 그때까지 펠릭스는 유다인들에게 환심을 사려고 바오로를 가둔 채 내버려 두었다.
 
황제에게 상소하다
 
25
 
1  페스투스는 그 지방에 부임한 지 사흘 뒤에 카이사리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수석 사제들과 유다인들의 유력자들이 바오로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페스투스에게 간곡히
 
요청하였다. 바오로에게는 불리한 호의를 자기들에게 베풀어 그를 예루살렘으로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도중에 바오로를 없애 버리려고 매복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페스투스는 바오로가 카이사리아에 갇혀 있어햐 한다고 대답하고 자기도 빨리 그곳으로 가겠다고 하면서,
 
"그 사람에게 무슨 잘못이 있으면 여러분 가운데에서 담당자들이  나와 함께 내려가 그를 고발하십시오. " 하고 말하였다.
 
페스투스는 여드레인가 열흘인가만 그들과 함께 지낸 뒤에 카이사리아로 내려가 , 이튿날 재판정에 앉아 바오로를 데려오라고 명령하였다.
 
바오로가 나타나자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유다인들이 그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무거운 죄목을 댔지만,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였다.
 
바오로도 "나는 유다인들의 율법이나 성전이나 황제에게 아무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 하고 자신을 변호하였다.
 
페스투스는 유다인들의 환심을 사려고 바오로에게, "예루살렘에 올라가 거기에서 이 사건에 대하여 내 앞에서 재판을 받고 싶지 않소?" 하고 물었다.
 
바오로가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황제의 법정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각하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나는 유다인들에게 아무 불의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만일 내가 불의를 저질렀거나 사형을 받아 마땅한 짓을 하였다면, 죽기를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저들이 나를 고발하는 내용에 아무 근거가 없으면, 아무도 나를 저들에게 내어 줄 수 없습니다. 나는 황제에게 상소합니다."
 
그러자   페스투스가 고문과 상의하고 나서, "당신은 황제께 상소하였으니 황제께 갈 것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아그리파스와 베르니케 앞에 서다
 
13  며칠이 지난 뒤, 아그리파스 임금와 베르니케가 카이사리아에 도착하여 페스투스에게 인사하였다.
 
그들이 그곳에서 여러 날을 지내자 페스투스가 바오로의 사건을 꺼내어 임금에게 이야기하였다. "펠릭스가 버려두고 간 수인이 하나 있는데,
 
내가 예루살렘에 갔더니 수석 사제들과 유다인들의 원로들이  그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유죄 판결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고발을 당한 자가 고발한 자와 대면하여 고발 내용에 관한 변호의 기회를 가지기도 전에 사람을 내 주는 것은 로마인들의 관례가 아니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이곳으로 함께 오자 , 나는 지체하지 않고 그 다음 날로 재판정에 앉아 그 사람을 데려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런데 고발한 자들이 그를 둘러섰지만 내가 짐작한 범법 사실은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바오로와 다투는 것은, 자기들만의 종교와 관련되고, 또 이미 죽었는데 바오로는 살아 있다고 주장하는 예수라는 사람과 관련된 몇 가지 문제뿐이었습니다.
 
나는 이 사건을 어떻게 심리해야 할 지 몰라서, 그에게 예루살렘으로 가 그곳에서 이 사건에 관하여 재판을 받기를 원하는지 물었습니다.
 
바오로는 그대로 갇혀 있다가 폐하의 판결을 받겠다고 상소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를 황제께 보낼 때까지 가두어 두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아그리파스가 페스투스에게 "나도 그 사람의 말을 들어 보고 싶습니다." 하자, 페스투스가 "내일 그의 말을 들어 보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그리하여 이튿날 아그리파스와 베르니케가 온갖 호사를 부리고 와서, 천인대장들과 그 도시의 병사들을 거느리고 접견실로 들어 서자, 페스투스가 바오로를 데려오라고 명령하였다.
 
그러고 나서 페스투스가 말하였다."아그리파스 임금님, 그리고 우리와 자리를 함께하신 여러분, 저 사람을 보십시오. 온 유다 주민이 예루살렘에서도 여기에서도, 그를 더 이상 살려 두어서는 안 된다고 소리치면서 나에게 청원하였습니다.
 
나는 그가 사형을 받을 만한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가 폐하께 상소하였으므로 나는 그를 보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에 관하여 우리 주군께 써 올릴 확실한 자료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를 다시 신문하여 써 올릴 자료를 얻으려고 여러분 앞으로, 특히 아그리파스 임금님 앞으로 그를 데려오게 하였습니다.
 
고발 사유를 밝히지도 않은 채 수인을 보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그리파스 임금 앞에서 변론하다
 
26
 
1  아그리파스가 바오로에게 "당신 자신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바오로가 손을 들고 나서 변론하기 시작하였다.
 
"아그리파스 임금님, 유다인들이 나를 단죄하는 모든 일에 관하여 오늘 임금님 앞에서 변론할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임금님은 유다인들의 모든 관습과 문제를 알고 있는 분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니 내 말을 참고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유다인이 나의 삶을 어린 시절부터, 내 동족 가운데에 섞여 예루살렘에 살기 시작한 처음부터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오래전부터 나를 알고 있으므로 원하기만 하면, 내가 우리 종교에서도 가장 엄격한 바리사이파 사람으로 살아왔음을 증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하느님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에 대한 희망 때문에, 여기에 서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 열두 지파는 밤낮으로 하느님을 열렬히 섬기며 그 약속이 이루어지기를희망하고 있습니다.  임금님, 나는 바로 그 희망 때문에 유다인들에게 단죄를 받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을 다시 일으키신다는 것을 여러분은 왜 믿을 수 없는 것으로 여깁니까?
 
사실 나도 한때 나자렛 사람 예수님의 이름을 반대하여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예루살렘에서 하였습니다.나는 수석 사제들에게서 권한을 받아 성도들 가운데에서 많은 이를 감옥에 가두고, 그들을 처형할 때에도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또 자주 회당마다 다니며 그들에게 형벌을 주어 예수님을 모독하도록 강요하였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너무나 격분하여 나라 밖 여러 고을까지 그들을 쫓아갔습니다.
 
한번은 내가 그런 일로 수석 사제들의 권한과 위임을 받아 다마스쿠스로 가고 있었습니다.
 
임금님, 그렇게 길을 가다가 한낮에 햇빛보다 더 밝은 빛이 하늘에서 번쩍이며 나와 내 일행 둘레를 비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땅에 엎어졌습니다. 그리고 나는 히브리 말로,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뾰족한 막대기를 차면 너만 아프다.' 하고 나에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내가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하고 여쭙자 그분께서 이르셨습니다.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자, 일어나 바로 서라. 내가 너에게 나타난 것은 너를 종으로, 그리고 네가 나를 본 것과 또 내가 앞으로 너에게 나타내 보일 것의 증인으로 선택하기 위해서다.
 
나는 너를 이 백성과 다른 민족들에게서 구해 주겠다. 이제 내가 너를 그들에게 보낸다.
 
그들의 눈을 뜨게 하여, 그들이 어둠에서 빛으로, 사탄의 권세에서 하느님께로 돌아와 죄를 용서받고 나에 대한 믿음으로, 거룩하게 된 이들과 함께 상속 재산을 받게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아그리파스 임금님, 나는 하늘로부터 받은 이 환시를 거역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다마스쿠스에 사는 이들에 이어 예루살렘에 사는 이들에게, 또 온 유다 지방을 다니면서, 나아가 다른 민족들에게도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회개에 합당한 일들을 하라고 선포하였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유다인들이 성전에 있는 나를 붙잡아 살해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이날까지 이렇게 서서 낮은 사람에게나 높은 사람에게나 증언하고 있는데, 예언자들과 모세가 앞으로 일어나리라고 이야기한 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곧 메시아께서 고난을 받으셔야 한다는 것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첫 번째 분으로서 이 백성과 다른 민족들에게 빛을 선포하시리라는 것입니다."
 
바오로가 이렇게 변론하자 페스투스가 큰 소리로,"바오로, 당신 미쳤구려,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미치고 말았군." 하고 말하였다.
 
바오로가 대답하였다. "존귀하신 페스투스님, 나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진리와 양식에 따라 말을 하고 있습니다.
 
임금님은 이것들을 알고 있으므로 내가 그분께  담대히 말하는 것입니다. 어느 한 구석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므로, 임금님은 이것들 가운데에서 하나도 놓치지 않으셨다고 나는 믿습니다.
 
아그리파스 임금님, 예언자들을 믿으십니까? 믿으시는 줄 압니다."
 
아그리파스가 바오로에게, "당신은 조금 있으면 나를 설득하여 그리스도인으로 행세하게 만들겠군,"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바오로가 대답하였다. "조금 있든 오래 있든 , 나는 임금님만이 아니라 오늘 내 말을 듣는 모든 이들이 이 사슬만 빼고 나와 같은 사람이 되기를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임금과 총독과 베르니케와 그 밖에 그들과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일어나
 
퇴장하여 서로 말하였다. "저 사람은 사형을 받거나 투옥될 만한 일은 하지 않는군요."

아그리파스는 페스투스에게 "저 사람이 황제께 상소하지 않았으면 풀려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로마로 출발하다
 
27
 
1  우리가 배를 타고 이탈리아에 가기로 결정되자, 그들은 바오로와 다른 수인 몇을 '황제 부대'의 율리우스라는 백인대장에게 넘겼다.
 
그리하여 우리는 아시아의 여러 항구로 가는 아드라미티움 배를 타고 떠났다. 테살로니카 출신인 마케도니아 사람 아리스타르코스도 우리와 함께 있었다.
 
우리는 다음 날 시돈에 닿았다. 율리우스는 바오로에게 인정을 베풀어, 바오로가 친구들을 방문하여 그들에게 보살핌을 받도록 허락하였다.
 
그곳을 떠난 우리는 역풍이 불었기 때문에 바람이 가려진 쪽으로 키프로스 섬을 돌아,
 
킬리키아와 팜필리아 앞바다를 가로질러 리키아의 미라에 이르렀다.
 
거기에서 백인대장은 이탈리아로 가는 알렉산드리아 배를 만나, 우리를 그 배에 태웠다.
 
우리는 여러 날 동안 느리게 항해하여 간신히 크니소스 앞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맞바람 때문에 더 나아가지 못하고, 바람이 가려진 살모네 쪽을 향하여 크레타 섬으로 갔다.
 
우리는 간신히 살모네를 지나 라새아 시에서 가까운 '좋은 항구들' 이라는 곳에 닿았다.
 
많은 시일이 흘러 단식일도 이미 지났다. 그래서 항해하기가 위험해지자, 바오로는 경고하면서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내가 보기에 이대로 항해하면 짐과 배뿐만 아니라 우리의 목숨까지도 위험하고 큰 손실을 입을 것입니다. "

그러나 백인대장은 바오로가 한 말보다 항해사와 선주를 더 믿었다.
 
그 항구는 겨울을 나기에 적합하지 않았으므로 ,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곳을 떠나 할 수만 있으면 페닉스에 도착하여 겨울을 나기로 의견을 모았다. 페닉수는 크레타 섬의 항구로서 남서쪽과 북서쪽을 바라보는 곳이었다.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다
 
13  마침 남풍이 부드럽게 불자 그들은 이미 뜻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여, 닻을 올리고 크레타 해안에 바싹 붙어서 항해하였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크레타 쪽에서 '에우라킬론' 이라는 폭풍이 몰아쳤다.
 
배가 바람에 휩쓸려 그것을 뚫고 나갈 수 없었으므로 우리는 포기한 채 떠밀려 다니다가,
 
카우다라는 작은 섬으로 바람이 가려진 쪽을 지날 때, 간신히 보조선을 붙잡을 수 있었다.
 
선원들은 그것을 끌어 올리고 나서, 밧줄을 이용하여 본선을 동여매었다.  그리고 시르티스 모래톱에 좌초할까 두려워, 띄우는 닻을 내리고 떠밀려 다녔다.
 
폭풍에 몹시 시달리자, 이튿날 선원들은 일부 짐을 바다에 내던지고
 
셋째 날에는 배에 딸린 도구들을 자기들 손으로 내던져 버렸다.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나타나지 않고 거센 바람만 심하게 불어, 마침내 우리가 살아날 희망도 아주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모두 식욕마저 잃었다. 그때에 바오로가 그들 가운데에 서서 말하였다."여러분, 내 말을 듣고 크레타 섬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피해와 손실을 입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여러분에게 촉구합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배만 잃을 뿐 여러분 가운데에서 아무도 목숨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나의 주님이시고 또 내가 섬기는 하느님의 천사가 지난밤에 나에게 와서,"바오로야,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황제 앞에 서야 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너와 함께 항해하는 모든 사람도 너에게 맡기셨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용기를 내십시오. 나는 하느님을 믿습니다. 천사가 나에게 말한 그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섬에 좌초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아드리아 바다에서 떠밀려 다닌 지 열나흘째 밤이 되었을 때였다. 저정 무렵에 선원들은 배가 육지에 다가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추를 내려 보니 스무 길이었고, 조금 더 나아가서 다시 추를 내려 보니 열다섯 길이었다.
 
우리는 배가 암초에 좌초할까 두려워 고물에서 닻 네 개를 내려놓고 날이 밝기를 빌었다.
 
그러나 선원들은 배에서 달아날 속셈으로 , 이물에서 닻을 내린다고 핑계를 대면서 보조선을 바다에 내렸다.
 
그때에 바오로가 백인대장과 군사들에게 "저 사람들이 배에 그대로 남아 있지 않으면 여러분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군사들이 밧줄을 끊어 보조선을 그냥 떠내려 보냈다.
 
날이 밝기 시작할 때까지, 바오로는 모든 사람에게 음식을 먹으라고 권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오늘까지 열나흘 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않고 굶은 채 버티면서 기다려 왔습니다.
 
그래서 내가 여러분에게 음식을 먹으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여러분이 살아남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 가운데 아무도 머리카락 하나 잃지 않을 것입니다. "
 
이렇게 말한 바오로는 모든 사람 앞에서 빵을 들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 다음 그것을 떼어서 먹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모두 용기를 얻어 그들도 음식을 먹었다.
 
배에 탄 우리는 모두 이백칠십육 명이었다.
 
그들은 음식을 배불리 먹은 뒤에 밀을 바다에 던져 배를 가볍게 하였다.
 
배가 부서지다
 
39  날이 밝자,어느 땅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해변이 평평한 작은 만이 보였다. 그래서 할 수 있으면 배를 그 해변에 대기로 작정하였다.
 
그들을 닻들을 끊어 바다에 버리고 또 두 키를 묶었던 줄을 풀었다. 그리고 앞 돛을 올려 바람을 타고 해변 쪽으로 배를 몰았다.
 
그러나 그들은 물 밑 모래 언덕에 빠져 배를 주저앉히고 말았다. 이물은 박혀 전혀 움직이지 않고 고물을 세찬 파도에 부서지기 시작하였다.
 
군사들은 수인들이 헤엄쳐 달아나지 못하게 하려고 그들을 죽이기로 계획하였다.
 
그러나 백인대장은 바오로를 살리고자 하였으므로, 군사들이 그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고 나서 명령을 내려 헤엄칠 수 있는 이들은 먼저 뛰어내려 뭍으로 가고,
 
나머지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널빤지를 , 일부는 부서진 배 조각을 타고 가게 하였다. 그렇게 하여 모두 무사히 뭍으로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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