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대림 제2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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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1998-12-05 ㅣ No.15

대림 제2주일(가해, 1998. 12. 6)

                                                     제1독서 : 이사 11, 1 - 10

                                                     제2독서 : 로마 15, 4 - 9

                                                     복   음 : 마태  3, 1 - 12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이 세상의 시간은 한 해의 마지막 한 달을 시작하였고, 교회의 시간은 새로운 기다림의 시간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마지막과 새로움은 항상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보입니다.  그러기에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다시 시작되는 시간을 준비하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배부른 늑대가 누워 있는 양을 보았습니다.  양은 혼자 힘으로 일어서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늑대는 배가 불러서인지 양에게 다가가 안심시키면서 만일 양이 세 가지 진실을 말한다면 잡아먹지 않고 놓아주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자 양은 다시는 늑대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첫 번째 진실을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늑대가 눈이 멀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마지막 세 번째로 양이 말한 진실은 사악한 늑대가 비참하게 죽어서 더 이상 양들이 고통이나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늑대는 양의 솔직한 마음을 알고서 놓아주었습니다.(갈라진 시대의 기쁜 소식 중에서)"

 

  오늘 제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들으면 우리가 기다리는 하늘 나라가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앞의 우화처럼 그런 모습이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간 모습입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어울리고 표범이 수염소와 함께 뒹굴며 새끼 사자와 송아지가 함께 풀을 뜯으리니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친구가 되어 그 새끼들이 함께 뒹굴고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으리라.  젖먹이가 살모사의 굴에서 장난하고 젖뗀 어린아이가 독사의 굴에 겁없이 손을 넣으리라(이사11,6-8)."  이는 사자나 늑대가 제 본능대로 살지 않고 난폭한 습성을 버리고 오히려 양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들을 우리는 성서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세리였던 이들이 자기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사납게 굴던 마귀 들렸다고 하였던 정신병자들이 온순해지고, 몸을 파는 이들은 깨끗하고 거룩해졌습니다.  서로 사랑하게 되고 죽은 사람이 살아났습니다.  우리는 이미 하늘 나라을 맛보았습니다.  하늘 나라는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아니라 약자와 강자가 함께 먹고 함께 어우러져 함께 기쁨을 나누는 세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마태3,2)."  그리고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써 보여라(마태3,8)"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회개했다함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방식을 바꾸어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남이 상처를 받건 말건 그것이 사실이건 거짓이건 자기의 생각대로 말하는 습성이 있다면 입을 다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쓰고 싶은 대로 다 쓰는 사람도 마시고 싶은 대로 다 마시며 탐욕을 부려 욕심을 채우는 사람도 그와 같은 생활 방식을 고쳐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워하던 사람을 용서하려고 노력하고 시기와 질투를 일삼던 마음을 버리고 존경하려고 해야 합니다.

 

  대림절은 하늘 나라가 가까이 오는 때이며 회개를 통해서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때입니다.  오늘 요한은 "도끼가 이미 나무 뿌리에 닿았으니(마태3,10)" 서둘러 회개하라고 경고합니다.  우리는 서둘러야 합니다.  회개는 행동으로 증거를 보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희망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새롭게 주어지는 이 한 주간의 시간 속에서 우리의 작은 희생으로 이웃을 생각해 주며 이웃 안에서 희망을 찾고 하느님을 선포해야 하겠습니다.  잘못을 뉘우치고 행실을 고침으로 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맞이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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