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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우리가 뒤지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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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동청년회장 [9amsa] 쪽지 캡슐

2000-05-25 ㅣ No.3542

 이 글은 ’벼룩시장의 화요 명상란’에 실린 글을 편집한 것입니다.

 

 

 

우리가 뒤지는 까닭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북쪽으로 40분쯤 차로 가게 되면 내 제자가 경영하는 농장이 있었다. 그 제자와 차를 마시다가 "무슨 농장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한국 채소를 재배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참 잘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캐나다 사람들은 한국 채소는 재배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인 가정과 식당이 늘어나고 있으니까 수요량을 감안할 때 희망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제자의 대답은 달랐다. "선생님, 꼭 그렇지만 않습니다. 이 곳 사람들은 봄에 파종을 하기 위해 겨우내 씨 뿌리는 기계를 만듭니다. 그래서 4-5일이면 파종을 끝냅니다. 그리고는 수확하는 기계를 제작해서 2-3주간이면 수확을 완료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기계를 만들 능력이 없으니까 50년 전에 우리 부모님

 

들이 하던 방식으로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인건비입니다. 그 많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으니까 결국은 손을 들게 됩니다. 땅값은 싸니까 별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는 설명이었다. 나도 역시 그럴 것이라고 수긍을 했다.

 

 

 

그런 뜻을 빙자해서 나온 이야기가 있다.

 

한국 사람들은 목이 마르면 곧 뛰어나가 맨손으로 우물을 판다. 손가락에 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땅을 파 헤친다. 일본 사람들은 서서히 집으로 돌아가 삽을 들고 나와서 어디에 우물을 팔 것인가를 찾아 다니다가 적당한 장소가 발견되면 우물을 파기 시작한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은 창고에 들어가 긴 시간을 보낸다. 우물을 파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서다. 누구보다 늦게 밖으로 나와 우물을 파기 시작하지만 한국 사람이나 일본 사람보다 더 먼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우물을 파는데 성공한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미국 사람의 우물이 완성된 후에 일본 사람이 우물을 마시게 되고, 우리는 이미 두 개의 우물이 생겼으니까 얻어 마시면 된다.

 

 

 

한국 사람들은 결국 우물 파기를 중도에 포기해 버린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과정이 대부분 그랬던 것 같다. 서구인들은 과학적 사고를 오래 쌓아 왔기 때문에 "무엇을?"하고 묻는 것과 동시에 "어떻게?"를 묻는다. 아무리 좋은 목적과 목표를 설정했더라도 적절한 방법과 과정이 결핍되면 그 목적에는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저 설친다. 설치는 일 뿐 아니다. 경쟁심까지 작용한다. 결국은 그것이 실패의 원인이 된다. 경험을 쌓아온 개인이나 민족은 멀리 앞을 바라다 본다. 그리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여러 가지 여건을 살핀다. 어느 정도의 세월이 필요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의 협력이 있어야 하고, 충분한 예산은 어디서 확보할 것인가를 산출해낸다. 그 뒤에 일에 착수한다. 그런데 우리는 ’나 혼자서’ ’우리들끼리’ 독점할 수 있어야 된다고 착각한다. 그 습성이 작은 일에서는 반짝 성공하지만 큰 일은 성취시키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만들곤 한다.

 

 

 

[김형석 교수]

 

 

" 마치 저의 얘기를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그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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