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미국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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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 [ilee] 쪽지 캡슐

2001-09-17 ㅣ No.4977

+찬미예수님

 

"뭐라는거야? 지금 뭐가 부셔졌다는거야?"

"테러? 아침부터 이런 농담을.."

 

화요일 아침 친구가 중국으로 교환학생으로  떠나기에 아침 일찍 엘에이 공항으로 가는 차안에서 다른 친구와 나누었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떤 채널로 바꾸어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테러라.. 쌍둥이 빌딩이 없다..

 

공항으로 갔더니 다 폐쇠되어 친구도 못만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죠.. 학교가기까지 한시간정도 뉴스를 보았습니다.. 참 어이가 없더군요.. 근데 그때까지만 해도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채 설마 내가 있는 여기까지 무슨 일이 있으려고 하는 생각에 웃으며 학교를 갔어요..

 

아침 수업을 잘하고 일하는 교수님 방에 갔는데 분위가 이상한거예요.. 웅성웅성.. 저희학교 중심부에 있는 건물과 피라미드(무지 큰 건물)에 폭탄 설치가 되어 있다는 것이었어요(수사 결과 괜찮았어요).. 그 두 건물은 봉쇄되어 사람들도 걸어다니지도 못하고 경찰들이 와서 수사하고.. 결국 학교는 11시부로 취소되고 모두 집으로 갔습니다.. 그때부터 온몸에는 닭살과 함께 소름이 돋고..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뉴스를 보는데.. 맘이 답답해지고 아파오더라고요.. 내 일인것처럼 안타깝고 무섭고.. 저 사는 곳도 공격대상중에 포함되어있고 한대가 이곳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고 하고..

 

비행기가 스폰지 케잌을 옆으로 절단하는것 처럼 빌딩을 자르는 모습.. 그 높은 곳에서 살겠다고 뛰어 내리는 사람들.. 다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들.. 첨으로 뉴스를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영화에서만 보던 일들이 눈 앞에 일어나니.. 첨에 기가 막혀 웃음만 나오더니..

 

50,000이란 숫자가 어떤 숫자인줄 아세요.. 20,000 사망자 30,000 다친사람.. 합해서 50,000 큰 숫자인데.. 그숫자 안에 내가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 축복받는 일이겠죠.. 2000명에서 시작된것이 하루이틀 사이에 50,000으로 불어 나네요..

 

이번 일로 전 미국사람들에게 참 많이 놀랐습니다.. 국민성.. 단결력.. 사고가 터지 직후부터 뉴스에서 헌혈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내보내더라고요.. 근데 그날 저녁 뉴스에서 하는 말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제는 전화하고 오래요.. 몇주 기다려야한다고.. 두팔 뻗고 구조일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식사를 만들어 와서 일하는 구조대원들에게 나누어주는 사람들.. 구조대원들이 양말이 모자란다는 말에 박스채로 들고오는 사람들.. 참 멋있더라고요.. 자기 나라이기보다는 자기 자신처럼 생각하면서 서로 돕는 사람들.. 다른 주에 사람들은 그 곳에 가서 도울 없음에 미안해하고 안타까워하고..

 

제가 사는 곳에서는 어제 테러사건으로 죽은 사람들을 위해 하는 촛불예식이있었어요.. 어디 특별한 곳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사는 곳에서 이웃 사람들과 함께 하는 예식이었어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친구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초를 키고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하고.. 얼마나 도움이 되려나 그래도 그 맘이 참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제가 참석한 예식이  끝나 집에 오는데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초를 키고 서로 손을 잡고 기도하는 모습.. 찡했습니다.

 

요즘 이 일 땜에 맘도 무겁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안다친것에 감사하고 기도하는 한주였습니다.. 부쉬대통령이 자꾸 전쟁을 걸먹여서 겁이 조금 나네요.. 2주안에는 무슨일이 벌어질거라고 하는데.. 아무 일도 없길 기도 할뿐이죠..

 

모두들 건강하세요.. 요즘 부쩍 서울이 더 그립도 다들 그립네요..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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