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 예수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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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만 [1004mjm] 쪽지 캡슐

2001-02-28 ㅣ No.5370

예수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가정에서 지내는 사순절 中-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그는 빌라도 앞에 아주 조용한 자세로 서 있지 않는가? 십자가형에 처해진다는 말뜻이나 아는지 모르겠네. 왜 사형 선고가 내려졌을까? 그가 무슨 짓을 했지? 겁십자가에 못박으시오겂하고 외치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저 사람의 머리에 있는 가시관은 또 무슨 영문이람?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그는 십자가를 들고 오는 군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군. 무섭지 않을까? 굉장히 무거울텐데. 저 사람이 십자가를 매고 끝까지 갈 수 있을까? 그들에게 무슨 몹쓸 짓을 했을까? 소문에는 큰 예언자라고 하던데? 메시아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저것 봐. 십자가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는군. 발이 뒤로 젖혔어! 주가 나서서 그를 도울까? 놀랍군. 아직도 그는 아무런 겁도 없고 저항하지 않는군. 얼굴이 평화롭군, 그래!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저 여인은 어머니인 듯 하군. 그가 모친을 바라보는구나. 어미의 마음은 어떨까? 내 자식이 저런 극형을 받는 죄수라면 나는 어떻게 될까? 슬퍼하고 치를 떨며 수치심을 못이겨 화만 낼껀가? 그런데 저 여인은 아들의 죽음을 체념하고 있는지… 알 수 없군.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는 어머니도 있는가? 무슨 말이 오갔을까?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군인들이 낯선 사람을 끌어내어 그를 돕게 하는군. 그는 성난 얼굴로 버티지만 별수 없지. 이제는 그를 도울 작정인가봐. 그는 이곳 사람은 아닌데, 어떤 사람일까? 그는 예수를 아는 사람일까?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아니, 저 여인은 내 이웃인 베로니까 아닌가? 그녀는 애정이 깊으니 능히 저런 행동을 할 수 있겠지. 군인들을 밀치고 예수에게 달려나가는 저 용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그가 고맙다는 시늉을 하는군. 예수는 저 여인의 고뇌를 알고 있을까? 얼굴을 닦고나니 기분이 새로울꺼야.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지금 그는 너무 지쳤어. 채찍으로 등을 내리쳐도 일어날 수 없을거야. 내가 한번 나서 볼까? 군인들이 날 밀어내잖았어? 그런데, 날 바라보는 그의 눈매에 애정이 깃들어 있는데?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이런 비참함 가운데에서도 저런 눈매로 날 보다니…? 용기를 내어 다시 나가 볼까?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언제 갔는지 내 아내도 그이 옆에 있군, 그래! 죽도록 얻어맞고 지금 가만히 두어도 죽을 형편인 그에게 무슨 위로의 말인가? 그래도 나보단 낫군. 아니 오히려 예수가 위로하는군. 과연 저 예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저주와 증오가 아니라 위로의 말을 하다니? 두렵지 않은가봐? 영웅호걸도 사형 선고받으면 저주하고 살려달라고 한다는데…

 

 

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이제 그를 끌고서라도 갈 모양이군. 아니 십자가에 짓눌려 있잖아? 군인들이 약을 주는데, 그는 거절하는군. 나는 무엇으로 그를 도울 수 있나? 용기 대신에 절망과 무력감만 느끼잖아?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가 일어나는구나!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처형의 마지막 준비를 하는군. 예수가 옷을 벗기우네? 저건 군인들의 몫으로 돌아가겠지. 예수보다 군인들이 살판났군. 저 좋아하는 꼴들 좀봐! 그는 인내심이 많나봐. 이런 순간에도 조용히 기다리기만 하니.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저 사람의 아픔이 내 마음을 꿰뚫는군. 저 망치 소리… 못이 살을 뚫고 뼈를 부수나봐. 더 이상 지켜볼 수 없군. 너무 끔찍해서… 고개라도 돌려야겠다.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정오인데도 어둠이 짙게 깔리는구나. 땅이 요동을 치는군. 무섭군. 저토록 착하게 보이는 사람의 죽음을 차마 바라볼 수 없네. 그는 숨을 몰아 쉬고 있어. 죄없이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나는 무슨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구나. 난 그의 죽음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

 

 

제13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군중들은 뿔뿔히 사라졌군. 그의 어머니와 제자인 듯한 사람 하나 그리고 몇몇 여인들만 남았군. 슬픔에 북받쳐 말도 못하는구나. 그러나 해 떨어지기 전에 시신을 내려야 할텐데. 이제 됐어. 그는 어미의 품에 안겼다. 저 어머니의 심정은 어떨까? 무슨 위로의 말이 들리겠는가?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아리마태아의 요셉이 마련해둔 무덤이로구나. 죽음이 그에게 형안을 주는군. 그러나 난 오히려 불안해지는걸. 이 예수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의 힘과 인내는 어디서 나왔을까? 그저 죽어야 할 이유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왜 그의 죽음이 나를 괴롭히는가? 그는 나에게 누구인가? 그가 말했다는 사랑이란 뭘까?

 

 

 

†..

사순입니다..

모두들 다른 모습으로 살아보려고 다짐들을 하겠지요..

그런데 전 오늘 아침도 평소와 같았습니다.. 평소처럼..

일어나기 싫어 이불속에서 부비적거리다 겨우겨우 일어나 아침도 거르고 출근해서 배고푸다 징징거리고...ㅡ.ㅡ.. 결국 못참고 과자먹으며 쓰린속을 채우는 ..

그런 한심한 하루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아직 오늘 하루가 끝나지 않아 다행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정갈한 마음으로 사순시기를 지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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