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검정성당 자유 게시판

엄마의 생신을 축하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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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heedong] 쪽지 캡슐

1999-03-13 ㅣ No.288

 

   오늘은 엄마의 생신이십니다.

   엄마의 생신 전날은 언제나 할아버지의 제삿날입니다.

   엄마는 생신 전날이면, 제사음식 준비하시고 친척들 맞이하시느라

   언제나 분주하시다가 다음날 당신의 생일을 맞이하십니다.

   해가 거듭해갈수록 일주일에 몇번 밥상머리에 모두 모여앉기 힘든 자식들은

   엄마의 생신이라고 특별히 뭔가를 해드리는 것도 없습니다.

   그저 조용조용, "내일은 엄마 생신이신까, 일찍 들어와서 저녁 같이 먹자.." 정도에

   작은 케잌 하나 겨우 준비해가는게 다입니다.

 

   오늘은 우리 엄마 생신이십니다.

   다른 집 엄마들처럼 생신이라고 이것 저것 선물하고 챙겨드리는 맛도 없는

   들떨어지고 못난 저와 동생들은 오늘도 둘러앉아 두런 두런 저녁을 먹겠지요.

   항상 고생하셔서 몸 성한 곳이 없으신 엄마한테

   차마 쑥쓰러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겠지만

   저녁 후에 마실 맥주 한잔에 앞으로도 잘 표현하지 못할 큰딸의 마음을

   가득 담아 올릴거라는 것을 엄마는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우리 엄마 생신이십니다.

   회사일 할것만 생각하고 엄마 생일인 것을 그새 잊고 있었던 저는

   이제 책상을 정리하고 집에 갈 준비를 합니다.

   작은 생일케익 하나 사가지고 말입니다.

   

   우리 엄마를 모르시는분, 아시는분 모두 축하 좀 해주시지 않으실래요?

   생신 축하드린다구요.

   엄마가 이 글을 보실지 아닐지 모르지만,

   나중에라도 보시게 되면 사람들이 생일 축하 해준것을 하시고 무척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큰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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