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고 박은종 신부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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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0-02-12 ㅣ No.975

 

    박은종 신부님..

 만나 뵌적은 없었어도 그리운 분이 될것같습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엔 그냥 아~ 안탑깝게 젊은 신부님이 돌아가셨구나... 하고 또 저 역시 산을 좋아하는지라   

 보헤미안적으로 혼자 산을 타시다 불행을 당하셨구나하며...

  떠오른게 모윤숙님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란 시가 오버렙 되는것이었습니다.

 산에 혼자 누워 계셨겠구나...

 아무말 없이 아무 움직임없이...

 하늘을 보고 계셨겠구나..

 

 박신부님 당신의 강직한 성품은 차라리 하루 빨리 잊쳐진  신부가 되고 싶다고 하실 것 같습니다.

 지난번 우리본당 전 사도요한 신부님 추모식에서 주임신부 강신부님께서  본당에서 사목을 하다 돌아가신 신부님을 부러워 하시며 전 신부님의 뒤를 따라 가고 싶다고 하셨을때 저는 순간 경악감과 왕소름이 쫘악 끼치는 순간을 맛보았습니다.

 본당에서 사목을 하시다가 신자들의 기억에서 늘 살아 계시고 싶으시다는 표현이라 생각하고 새겨들었죠.

 그런데 박신부님께서 요양 중이 셨다니 본당이 없으셨을 테고 또 그냥 젊은 박신부님이라는것만 알았지 사실 성함도 몰랐었지만 그래도,

 내년 기일이라도 잊지 말아야지 하고 여기저기  평화소식  기웃거려 기웃거려보니 신부님의 기일을 1월 5일로 한다기에 또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2월6일

 새벽 미사에 참석하여 본당 대 미사11시 미사를 참석 못해 보진 못했지만  주임 신부님의 목메임을 그 의미를 이젠 알게 되었습니다.

 박 신부님! 휘임 보다는 차라리 부러짐을 선택하시며 강한 성격으로 혼자 지리산을 올라가시는 길에 예수님을 얼마나 생각 하셨겠습니까?

 차라리 검은 제의의 사제, 주님의 종이 아니셨기를 생각 하시지는 않으셨는지요.

 지리산이 골고다의 언덕이 되어 예수님 처럼 남 몰래 눈물을 훔치신 당신의 그 눈물을 아실것입니다.

 여우도 공중의 새들도 깃들곳이 있다지만

 머리 둘 곳 없으셨던 예수님은 지리산에 오르신 신부님의 마음을 아셨을것 입니다.

 "내 영혼을 아버지손에 맞기나이다란 기도보다...이 잔을 저에게서 지나가게 하소서하고 왜 떼한번 부리지 않으셨는지요..

 말 많고 힘들게한 신자들 보다 영원한 낙원을 보장하시는 예수님의 품에 그리도 빨리 가시고 싶으셨는지요...

 지리산에서 몇날을 홀로 누워 계셨던 신부님의 침묵은 정말 우리 모두가 죄인이고 모든 신부님들께 저희가 행하여야할 몸가짐을 말하시려 하는것 같습니다.

 신부님! 눈물은 참을수 있지만 슬픔은 참을수가 없습니다.

 41살! 뭐 그리 급하셨습니까...

 그래도 조금은 더 살아보시고 가셔야 되지 않았습니까..

 만나지도, 뵈온적도 없지만 신부님, 그래도 어떤 인연으로든지 신부님을 기억하고 명복을 빕니다.

 또.... 한분의 젊은 사제로 그리움이 될것 같습니다.

 산 아래 동네의 냄새나는 일들은 접어두시고,

 들풀들과 산새들과 꿩과 노루와 친구하시며 그래도 불쌍한 저희들을 기억하시고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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