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이기헌 본당 신부님전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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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진 [monicacho033] 쪽지 캡슐

2000-02-25 ㅣ No.459

 신부님,  

 

 오늘 저녁. 미사 드리고 와서 오랜만에 삼겹살 구워서 맛있게 저녁밥을 먹을 예정이었어요.

 냉장고 문을 막 여는 찰라, 머리 속을 스쳐 가는 생각 ~&#$ !...

( 아차, 오늘이 금요일이 잖아?)

" 그래, 열심한 이들은 금요일이면 아침 한끼는 아예 굶고 고기는  냄새조차 안맡던데 ...곧 사순절인데 고기로 포식해서 쓰나. 쯧쯧..."

 이런 생각에 얼른 냉장고 문을 닫고  시금치 된장국에  김치 볶은것, 갈치 토막 이렇게 대강  먹고 조금 섭섭하지만 수저를 놓았어요.

 

 헌데요, 신부님. 요즘 엄격했던 옛날과 비교해 보면 소제와 대제 지키는것이 상당히 완화된 것 같아요. 제가 신앙생활을 잘못 하고 있는 걸까요? 해답 주세요.

 

 또 한가지.계속 입이  섭섭한(?) 이유를  더 찾아냈어요.

 저녁 미사의 영성체 때. 제 앞의 김마리아 수녀님 손에는 성체를 두개나 놓아 주셨어요.  제게는  하나만  주셨구요.

 떡도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데...

 

 지금은 직장인이 된  둘째 딸이 두세살때 쯤이었어요.

 아이가 미사때 떠들까 봐 입 막느라고 성당 갈 때는 새우깡을 한 봉지 사 갖고 가지요.  제가 성체 모시러 나가면 아이는  새우깡 봉지 팽개치고 치마꼬리 잡고 쫄쫄 따라 나와요.

 신부님 앞에 엄마가 손 내밀면 저도 손 내밀고 섰다가 신부님께서 엄마에게만 성체를 놓아주고  돌아 서시면  앙! 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거예요. 그러면 당시 노인 사제셨던  작곡가  이문근 신부님(1979년 무렵 양재동 성당주임 )께서는  "너도 이 다음에 크면 많이 줄께" 하시는 것이예요,

 그런데 그 신부님은 지금은 영원한 하느님 품에서 쉬고 계시죠.

 

 나중에 수서 성당에서 보니까 박희원 신부님은 복사에게  작은 바구니를 들고 서 있게 해 첫 영성체 전의 아이들에게  비스켓을 하나씩 주는 거겠죠.

 저희 아이때의 옛 일을 생각하고 피식 웃음이 나왔답니다.

 

 신부님. 아무튼 왜 제게는 성체 하나, 수녀님께는 두개를 드렸는가와 소제와 대제를 깼을 때 갖는 죄 의식등에 대해... 저의 궁금증을 풀어 주셨으면 해요. 이 게시판을 통해서 회신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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