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동약현성당 게시판

내가 태어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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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zenobiak] 쪽지 캡슐

2000-04-24 ㅣ No.324

안녕하세요? 25년 전 어느 저녁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저는 시장 골목을 지나 언덕 위에 우뚝 선 약현 성당으로 향하고 있었답니다. 마침 저녁 미사 중이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성당 뒷 자리에 앉아 미사 참례를 하고 나오는데 주임신부님이시던 김창석 다두 신부님께서 따뜻하게 맞아 주시며, "어떻게 왔니?" 하고 물으시기에 얼떨결에 "성당에 다니려구요." 하고 대답하고는 바로 박 수녀님께 인도되어  속성(?) 교리교육 2개월여 만에 영세를 받았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당 아랫 동네에 살았던 저는 일요일이면 성당을 향해 가는 신자들 무리를 보곤 했었는데, 그들과 함께 저 곳에 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지요. 그리고 이제 불혹의 나이를 지나 그 때 그 가슴 설렘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저 타성에 젖은 생활을 하는게 아닌가 문득 걱정스럽습니다. 어머니도 약현 성당 다니셨고, 아버지께선 대세 받으시고 지금 분수리에 있는 약현 성당 묘지에 계시답니다. 유년기와 청소년기 그리고 시집 와 첫 아이를 낳아 유아세례까지 준 곳이기에 약현은 제게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영세 후 곧 바로 청년 레지오 활동도 했었지요. 지금은 모두들 아빠, 엄마가 되어 어디에선가 열심히 살아가고 있겠지요? pr. 이름이 상아탑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

아카시아 만발하고 장미꽃도 아름답게 피어나던 그 언덕을 떠 올려봅니다.

good news를 통해 이렇게나마 인사하게 되어 너무 반갑고 행복합니다. 약현의 모든 교우분들께 부활하신 주님의 이름으로 평화의 인사를 보냅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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