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그토록 사랑하시는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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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자 [lea75] 쪽지 캡슐

2000-11-03 ㅣ No.4256

 

 

그토록 사랑하시는 줄 몰랐습니다

 

 

 

얼굴을 뵌 적이 없기에 몰랐답니다.

 

음성을 들은 적이 없기에 몰랐답니다.

 

때마다 곁에 있지 않으셨기에 몰랐답니다.

 

아파도, 슬퍼도 반응이 없으시기에 몰랐답니다.

 

불안하고 초조할 때

 

찾아도 찾을 수 없기에 몰랐답니다.

 

 

 

 

 

보아줄 만했을 때 보아주지 않으셨기에 몰랐답니다.

 

칭찬할 만할 때 아무 말씀 없으셨기에 몰랐답니다.

 

하고픈 대로 해봐도 막지 않으셨기에 몰랐답니다.

 

숨은 듯 죄지어도 꾸지람이 없으셨기에 몰랐답니다.

 

알면서 또 일을 저질러도

 

간섭하지 않으셨기에 몰랐답니다.

 

내 탓으로 저지르고 오히려 당신을 원망했을 때에도

 

가만히 계셨기에 몰랐답니다.

 

 

 

 

 

너무나 조용하셨기에 몰랐답니다.

 

너무나 안 계신 듯 드러내지 않으셨기에 몰랐답니다.

 

너무나 없는 일인 듯 넘겨주셨기에 몰랐답니다.

 

너무나 참아주셨기에 몰랐답니다.

 

 

 

 

 

제가 몰랐던 것은,

 

너무나 제 곁에 가까이 계셨기 때문에 몰랐던 것입니다.

 

너무나 제 안에 깊이 계셨기 때문에 몰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사랑하고 계신 줄 몰랐답니다.

 

 

                   

 

 

 

오랜만에 게시판에 들어옵니다. 집에도 오랜만에 왔습니다.

월요일부터 강원도에 있는 대화성당에 있다가  오늘 집으로 왔습니다.

사실 가기전에는 성당안에 계속 있으니까 기도나 실컷 하고오자는 맘이였는데 그건 맘뿐이고 실상은 그냥 뒹굴뒹굴  놀다 왔습니다. 장소때문에 기도를 못하는 게 아니였는데 ......

그래도 편히 쉬고 와서 기분은 좋습니다.

대화성당 신부님이랑 동창이신 수녀님이 수련기에 있는 수녀님들 모시고 놀러오셔서 전 더할나위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또 수녀님들 다시 피정하시는 곳으로 모셔다드리러 가는데 글쎄 그곳이 제가 도보여행할때 그냥 주저앉아서 울어버렸던 구룡령 고개 넘어 양양가는 길이더라구요.

제가 걷던 그 길을 차타고 지나가는데 왜이리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나는지....

 

암튼 전 행복한 한주를 보내고 왔노라 자랑하고파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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