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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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빠샤 [moon8484] 쪽지 캡슐

1999-10-11 ㅣ No.664

가끔은 청소년이란 위치가 미래의 꿈나무로만 존재할 뿐 현재에는 아무런 주권도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실로 우리 청소년들이 현재에 대해 무슨 발언권을 가지고 있기나 하느냐 말이죠. 그저 말썽만 피우는 문제 집단이고 보호대상일 뿐이지......

우리 청소년들은 반항으로 그들의 존재를 들어내곤 합니다. 청소년을 상징하는 반항아란 어떤 모습일까요? 그는 거부하되, 체념하거나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반항은,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 옳다는 감정 없이는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NO’라고 말 할 때 그는 갈망하고 판단하지요. 반항운동은 암암리에 하나의 가치를 내세웁니다. 문제는 적어도 가치가 아닐까요? 우리 청소년들의 반항이야말로 세상을 향한 용서와 단죄의 실천양식일 것입니다.

’골 때리는 어른들...... 그런 어른은 절대 되지 않겠다!’

젊은이들이 그렇게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들의 허와 실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어린 시절 이를 악물고 반항하던 누구도 어느 결에 느슨해진 건지, 그저 그런 어른을 자-알 닮아가며 살아지게 됩니다. 절대 무모할 줄 모르는, 알맞게 철드는 어른을 말입니다.

산다는 게 어쩌면 그런 걸까요? 잊어서는 안될 것마저도 망각해가며 살아지는 것, 그래서 지금 아직 어린 예쁜 이들에게 다시 또 이 악물게 하며 철조망 치게 하는 것.

하지만 요즘의 1318들은 애당초 어른들에겐 관심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조차 어른들을 상대로 저항한다는 건 무모한 일이고 그런 무모한 일은 비전이 없다고 판단 내렸나 봅니다.

"조용히 해!" "떠들지 마!" "눈감아!" "움직이지 마!"

잘 철든 어른과 몸부림치지 않는 아이들은 세상을 조용하게 만듭니다. 결국 우리가 도달해 가는 곳은 대 침 묵!!! 이 되고 있습니다. 교육의 효과는 정말 대단하지요.

현대의 청소년들은 무언가에 걸려 넘어져 제기랄 이라고 성깔을 부려보지만 의외로 세상은 고요합니다. 여러분들은 반항과 일탈행위를 판별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일탈행위가 여러분의 삶을 낭비하거나, 마치 반항아인양 폼이나 잡아대는 유치함은 보이지 말아 주십시오.

청소년은 저항하고 대들어야 합니다. 그것은 세상을 살아 숨쉬게 만들어 가는 우리들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마땅히 청소년 여러분의 임무수행에 대해 그 누구도 탄압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반항은 이제 질적 향상을 꿈꾸어야 합니다. 어른들도 한때는 그들의 어른들에게 저항을 했드랬는데, 지금의 여러분들은 그보다 더 멋진 반항을 해 보이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어른들에게 관심을 갖고 잘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들을 살피지 않고 그들을 평가하거나 단죄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여러분의 애정 어린 평가와 단죄가 바로 여러분의 반항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주님의 이름으로 모인 미래 공동체의 성인입니다.

진심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어른들에게 도전하길 바라며 진심으로 청소년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승리는 우리의 밝은 미래를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ps. 청소년들의 현존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늘 미래의 주인공으로만 이야기하는 점 안타깝고 죄송스럽습니다. 자본주의 산업사회에서 청소년은 어쩔 수 없이 소비대상에 머물 수밖에 없다보니 자연 실권도 부여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군요. 그래서 청소년들을 경제의 일부 속으로 뛰어들게 하는 문제까지 유발시켰다고 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좋아질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살만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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