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잘난 척] 난 그랬다...

인쇄

clara [kbs001] 쪽지 캡슐

1999-10-20 ㅣ No.727

나를 기억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자만심일지,  욕심일지는 모르지만...

 

꽤나 많은 아이들이 나를 기억할께다..

 

어떤 면을?...

 

독한 잔소리쟁이내지는...

 

무섭지만 정겨운 모습...

 

그것도 아니면...

 

무서운척 장난끼 많은 호호아줌마같은 선생님으로...

 

아니나 다를까...

 

많은 아이들은 나를 무섭다고 기억한다.

 

성격상...

 

예의없는 녀석들,

 

아무 생각없는 녀석들...

 

그런 녀석들은 그냥 보고 넘기지를 못했다.

 

내가 처음 교사생활을 시작한건... 91년이였다...

 

그때 맡았던 아이들은 중2....

 

한창 세븐 xxx과 같은 편의점이 우후죽순모냥 생겨나기 시작할 때였다.

 

대부분이 외판자본으로 투입된 그러한 편의점때문에 죽어나가는 소규모 식품점은...

 

문을 닫고 있었다...

 

수업중 아이들과 약속을 했다...

 

그런 편의점은 우리나라 사람이 경영한다 해도 수익금 대부분이 로열티로 지급되기

 

때문에...

 

영세민들을 비롯해 국가경제에도 막강한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되도록 편의점 대신 동네 식품점을 이용하자...는

 

꽤 오랜 시간 약속을 지키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약속 잘지키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귀여운 녀석들도 많았으니까...

 

그것은...

 

내가 편의점은 쳐다도 안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 다음해에 맡았던 아이들에게도 같은 약속을 하고 함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였다.

 

정작,

 

내가 가르치고 싶었던건...

 

그 어린 아이들에게 민간 소비성향이 미치는 국가경제를 논하자는게 아니였다.

 

내가 좋아하는 성서구절이 있다..

 

하나는.... "보시니 참, 좋았다.."

 

또 하나는... "깨어 있어라..."

 

아이들에게 깨어있는 의식을 가르치고 싶었다.

 

잠자고 있는 의식을 깨워주고 싶었고,

 

그리고 생각만 가득하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을 깨워주고 싶었다....

 

그리하면 하느님 보시기에도 뿌듯해 하실테니...

 

학생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면...

 

쉽게들 얘기하지만...

 

모범이 되어야만 한다.

 

그야말로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일이였다.

 

부모, 교사가 되기 힘든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구교사 봉신(글라라)



53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