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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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령 [avis] 쪽지 캡슐

2002-02-09 ㅣ No.2555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애타게 희망으로 말하려는 영화가 있다.

 

아프가니스탄! 무수한 폭격으로 피폐화된, 그래서 기피하는 소돔과 고모

 

라쯤으로 인식되어 있는 그곳으로 한 여자가 가려하고 있다.

 

모두들 땅을 버리고 떠나는 그 곳으로 강을 거스르는 연어처럼 여인은

 

아프가니스탄의 칸다하르로 몸을 돌린다.

 

그녀에게 조국은 감옥으로 표현되어진다.워낙 아프가니스탄의 문화가 여

 

자에게 모질고 보면 그녀의 그런 표현은 수긍이 가는 면이있다.

 

그런 감옥을 애써 찾아 가려는 이유는 조국의 그리움도 고향

 

의 향수도 아니다. 살 이유에 반기를 드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

 

동생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탈출시 여인은 아비를 지뢰로 잃는다. 동생 역시 사지중

 

하나를 지뢰로 잃은 후 탈출하지 못하고 여인만 캐나다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날 여인에게 편지가 배달된다. 영화의 처음은 그

 

편지의 이유로 시작된다. 문득 동생의 편지가 언니에게 전해 질

 

때까지의 사연을 짚어 본다. 쉽지만은 않았을 편지의 행보!

 

살 이유를 찾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끊겠다는 자살 통지서였다.

 

언니는 동생을 위해 고향으로 가는 여정동안

 

세상에 살아있어야 할 이유로 소리를 담으면서 간다. 아니 소리밖에

 

언닌 동생에게 줄것이 없는 것이다.

 

아주 작은 소리하나라도 동생에게 희망으로 남는다면 그래준다면 그래

 

줘야한다면 그래야 한다면서

 

적십자의 헬기를 타고 가는동안 고국의 산하가 영화전반부에 깔린다.

 

나무 한 그루없는 모래 산. 넓게 펼쳐진 사막. 그곳이 그녀의 고국이

 

다.

 

주술같은 그들의 노래가 흐르면서 현 시국과 영화가 맞물린다.

 

영화 속 사실은 힘을 갖고 있다. 여늬영화 달리 화려한 장치는 없다.

 

등장인물의 연기 배경역시 피폐한 화면이다.

 

아픈 사람들, 척박한 곳을 재건하는

 

사람들, 그리고 가난에 헐떡이는 사람들. 이러한 배경은 마치 다큐멘타

 

리의 한장면을 연상케한다. 사실과 허구가 섞인 지독한 다큐다.그리고

 

영화는 조용히 관객에게 사람을 묻는다.

 

유엔국의 들이대는 카메라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어린이들의 눈에 살기

 

가 어린다.

 

다행이다. 가난에 전쟁에 무기력하지 않고 정신을 지켜 살아있는 눈.

 

빛이다.

 

영화 중간중간 다른 문화 때문에 웃을 수 있는 배치들이 처음엔 웃음

 

으로 다가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에겐 현실의 치열함과 상처와

 

맞물리기에 웃을 수 없었다. 많은 이란인과 영화를 본 이유에서 였을까

 

영화관내는 사뭇진지했고 단순히 영화라기보단 일제시대 우리 독립군

 

들이 헤이그에서 사실을 역설한 독립의 시사회같단 생각을 해본다.

 

불어오는 모래바람에서라도 가난에 찌들어 돈에 눈먼 아이의 읇조림

 

에서라도 그곳은 희망이 있어야 한다.그곳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희망마저 없다면 그곳은 이미 지옥일게다.

 

왜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무수한 지뢰는 많은 외다리를

 

만들었고 그 외다리의 주인공들은 모래폭풍사이로 달린다. 그들은

 

누구보다 빨리달리고

 

누구보다 치열했다.

 

오늘 난 태양의 그늘을 보았다. 한 시대를 지구촌이란 이름으로 살고

 

있는 지금. 차마 가슴조차 아파할 수 없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마음을 할퀴어 댔다.

 

사람은 자유로워야 한다. 이념으로 부터 제도로 부터 그리고 신으로 부

 

터 가난으로부터 전쟁으로부터 생존으로부터 신이 인간을 처음 만들 때

 

난 철저히 자유로워야 할 존재로 만들었음을 믿는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의 희망은 지독히 관념적이지만 그것이 그들을

 

살게 하고있었다. 신은 만들어 놓은 피조물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한

 

다. 그들의 무수한 기도가 억울함의 호소가 하늘에 충분히 가닿는 날

 

그들은 일어 설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모든 이들이여 신의 가호가 늘 함께 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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