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성서이야기 - 6) 남편의 잔꾀와 그 아내의 눈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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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잔꾀와 그 아내의 눈물 (아브람과 사래)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위기를 맞듯이 아브람과 사래에게도 위기가 닥쳐온다. 곧 흉년이 들어 약속된 당에도 심한 기근이 들었으며 이들 도 먹을 것을 찾아 이집트로 내려가기로 결심을 하고 곧 행동으로 옮 긴다.
이집트로 내려가면서 이집트인들을 두려워 한 아브람은 자신과 그의 미래에 대해 기발한 생각을 하며 아내 사래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당신이 정말 아름다운 여자라고 생각하오, 이집트인들이 당신을 보면 당신의 남편이라고 해서 나를 죽이고 당신만 살려 둘 것이요 그 러니 나를 오라버니라고 부르시오, 그러면 내가 당신 덕으로 죽음을 면하고 대접도 받을 것이오." (11장 11-13절)
이런 제의에 대해 사래가 침묵을 지키는 것은 남편의 계획에 동의한다 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깊은 침묵 속에 감추어져 있을 사래의 내적 고통은 얼마나 컸을까 ?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불안해하는 남편 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남편으로부터 딴 남자의 품에 안겨 달라 는 부탁을 받아들여야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하여 그녀는 얼마나 고통 스러웠을까 ? 그녀가 모진 아픔을 인내했기에 아브람은 위대한 신앙의 아버지로 존재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아브람의 계획은 철저하게 그 자신만을 생각한 것이었다. 흉년이 들어 생명까지 잃을 위험에 직면했던 아브람은 이제 새로운 세 상 이집트에서 자신보다 힘이 센 낯선 사람들로부터 오는 위험에 직면 해야 했다. 그가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도록 술 책을 쓰는 것이었다.
아브람은 생명을 창조하시고 주재하시는 하느님보다 세상 사람들을 더 욱 두려워함으로서 하느님과 아내에게 못할 짓을 과감하게 궁리해낸 것이다. 한 인간의 잔꾀로 인해 땅을 축복하고자 하기는 하느님의 새 로운 계획이 처음부터 어려움에 부딪치게 된다. 아브람은 신앙 인으로 가 아니라 첫 시험에 실패한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모든 것이 아브람이 계획했던 대로 이루어진다. 사래는 이집트 파라오 의 궁녀들 중의 하나가 되고 아브람은 파라오로부터 융숭한 대접과 더 불어 많은 선물을 받는다. 아마도 아브람은 속으로 흡족했는지도 모른 다. 그에게는 당장 눈 앞에 닥친 위험의 모면, 그리고 자신의 안락한 삶이 중요했기에 대담한 거짓말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브람. 그 는 여느 인간과 다름없이 평범하고 나약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약속과 계획을 생생히 기억하시고 아브람 에게 당신의 뜻을 새롭게 깨우쳐 주시기 위해 사래를 아내로 삼은 파 라오와 그의 온 가족에게 무서운 재앙을 내리신다. 그러자 파라오는 아브람을 불러 심히 꾸짖으며 "네 아내가 여기 있으니 데리고 당장 물 러가거라" 사래를 결혼하지 않은 여자로 알았던 파라오는 그녀가 아 브람의 아내인 것을 알고 즉시 부하들에게 명하여 그들을 이집트 땅에 서 추방시킨다.
신앙적 교훈 : ㉠ 자기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 아브람을 파라오의 힘으로 죽일 수도 있었겠지만 이집트 땅에서 추방시킴으로서 자기의 잘못을 두고두고 생 각하면서 후회하고 반성하여 다시는 하느님의 뜻에 거스르지 않게 하 려고 했다는 것. 그러면서 우리들도 우리의 남은 생애에는 분명히 우 리가 알아 차려야 할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 아브람의 아내인 사래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는 것. 사래의 협 조가 있었기에 하느님의 원대한 뜻이 이루어 질 수 있었다. 오늘의 ’나’ 는 남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자기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남편의 생 명을 구한다는 역할로 남편을 도와준다는 것. 남편과 아내는 도움을 주고받는 상호 의존적 관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