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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을 애도하며" 화계사 수경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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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며" 화계사 수경스님 한계레 신문2/18
추기경께서 남긴 선물꾸러미를 열어 봅니다. 겸손과 용기와 헌신으로 이뤄진 거울입니다. 그 거울에 우리네 삶을 비춰봅니다. 이제 역사의 사표로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정의를 이루라는 숙제를 남기셨습니다. 이 시대 성직자와 지성인이 가야할 길이 거기 있습니다.
어른이 귀한 시대에 참으로 이 땅의 어른으로 사셨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선종하셨습니다. 선종 2~3일 전부터 “서로 화해하고 사랑하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지요. 그리고 마지막 이 세상과의 작별 인사로 “고맙다”는 말씀을 남기셨다 합니다. 모두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고 지난 삶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김 추기경께서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을 가벼이 여기는 이들도 그 대열에 섞여 있습니다. 선물 꾸러미를 조심스럽게 열어 봅니다. 겸손과 용기와 헌신으로 이루어진 거울입니다. 그 거울에 지금 우리네 삶을 비춰 봅니다. 서글픕니다. 권력자와 지식인과 성직자들, 소위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이들에게서 겸손을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한 시대의 사표였습니다. 국민의 자유와 인권과 민주주의가 신음하던 시절, ‘정의의 사도’로서 성직자와 지성인이 가야 할 길을 행동으로 보이셨습니다. 참으로 무거운 숙제입니다. 현재의 시국 상황은 김 추기경께서 사셨던 군부 독재 시절보다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시는 사회적 모순과 실종된 인권과 민주주의의 행방이 분명했습니다. 그것을 찾기 위해 가야 할 길도 선명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 당신이 행동으로써 보이신 겸손과 용기와 헌신을 거울삼아 우리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 고맙습니다. 편히 잠드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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