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3/2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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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3-03-26 ㅣ No.2741

나해 사순 제 3주간 수요일

 

복음 : 마태 5,17-19

 

                        그릇이 그릇다워지기 위해서...

 

규칙이 복음 정신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성당 근처에 있는 성가복지 병원은 성가소비녀회 수녀님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많은 수녀님들이 수녀회 나름대로의 규칙을 지키면서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도 시간은 철저히 지키면서 일도 하는 거지요...

그렇다면 기도시간이 되어 가야 되는데, 그 때 마침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 그 수녀님은 그 환자를 두고 기도하러 가야 될까요? 아니면 기도 시간을 빼먹었다고 장상에게 혼이 나거나 동료 수녀님들께 "쟤는 기도도 빼먹고...혼자만 일하나? 쟤는 꼭 기도시간 되면 더 열심한 척 하더라..."하는 듣기 싫은 말을 들을 것을 각오하고 그 환자 곁에서 수발을 들어야 할까요?

 

오늘 복음은 일상에서 끊임없이 선택해야 하는 우리에게 하나의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바로 율법의 뼈대와 그 정신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율법의 정신은 바로 하느님과 이웃사랑입니다. 이 정신을 근간으로 율법의 조항들은 만들어졌습니다.

 

율법을 없애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하는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이러한 정신을 다시 채워 완성한다는 의미입니다. 당시에는 많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같은 사람들이 율법조항에만 매달려 그것을 지킬 것을 강요했고,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간주하곤 했습니다. 이 얼마나 그릇된 생각입니까?

 

그릇이 아무리 비싸고 화려해도 그 안에 음식이 담기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내가 교회의 가르침을 어떤 마음으로 지키고,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지... 혹 그 내용물은 빠져 있지 않은지 바라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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