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느그~들 게의 참 맛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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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2-10-19 ㅣ No.4021

 

 

마나님의 헌신적인 노고를 다시금 깨달으며...

너희들이 게의 참 맛을 아냐?

 

이제야 게의 참 맛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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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나라 마나님 이제는 기뻐하소서!

   나쁜 나라 남푠은 새나라의 어린이로 다시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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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反省文 요지

아침에 이글을 쓰다가 조금 前에 깜빡 Gas렌지위에 올려놓고 끓이던 사골국이 완존히 바짝 쫄다 못해서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아이들 그간 먹은 것이 부실해서 저는 큰 맘먹고 새벽부터 계속 뼉다귀의 핏물과 기름이 빠지라고 울겨 내려고 끓이던 것이었는데...

우리 마나님은 20여년동안 이런일을 했을 터인데, 조심성이 부족한 상기인은 이런 실패를 하다니... 그러고보니 우리의 엄마들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家庭主婦의 일이란 애태우는 것이 이렇게도 많은지 처음 알았습니다.

좋은 나라 마나님 이제는 기뻐하소서!

나쁜 나라 남푠은 새나라의 어린이로 다시 태어납니다.

어떻든 "본당의 홈페이지" 글 때문에 여러사람 잡습니다. 흑~흑~흑~

 

어젯밤 경기도 평택의 喪家 집에 問喪 (고교동기생 김용길 부친상 조문)을 다녀왔었지만, 오늘 아침 새벽에 일찍 기상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理由는 수 일 동안은 마나님이 어쩔수 없이 집에 없기에, 그 공백과 역할을 제가 감당해야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덧 약1주일 정도 지나고 보니, 약간의 적응은 되었지만, 가정주부가 얼마나 힘든 직업인가를 좀 알 것 같다고나 할까? 즉, 요즈음 유행하는 말로 "게맛을 좀 알았습니다."

밥하고, 국끓이고, 반찬 만들고 그런 것은 서툴지만 늘 어린시절부터 家庭에서 어머니가 하는 일을 그리고 結婚해서는 마누라가 하는 일을 지켜봐 왔고, 학창시절 배낭메고 당시 유행하던 무전여행 및 camping 도 다닌바가 있어서 별거 아닌줄 알았습니다.

또 친구의 자취방에서 죽칠 때나 軍隊生活을 하면서는 지지리도 많이 그짓을 해서 비록 맛은 없어도 비슷한 흉내는 낼 수 있었습니다만, 문제는 우리 아이들이 숫가락 뜨는 폼만잡는 통에 음식물을 버리는 것이 더 많은지라, 적당히 통빡을 굴려서 때때로 짜장면과 라면으로 적당히 때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이들을 깨우는 일과 밥을 먹이는 일 그 자체였습니다. 흔들어 깨워도 안 일어나는 것은 아이들 잘못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제도상의 문제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덧 20일도 채 안남은 수능시험을 앞둔 큰 아들놈이 배탈이나고 몸에 열이 엄청났을 때였습니다. 참으로 아무런 대책이 없어 난감했습니다.

마나님의 공백이 이렇게 큰 줄 몰랐습니다. 저는 이번에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또 깨닫고 있습니다.

허구헌날 酒님만 모시고 다니면서 늦은 歸家는 물론, 아이들 敎育問題를 비롯하여 家庭事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이 아니라, 아주 "나 몰라라" 했던 저였으니깐요.

특히나 맞벌이 부부로써 그저 손하나 까딱 안하고 朝鮮時代의 아버지처럼 군림해왔던 제가 얼마나 한심한 넘이고 또 무책임한 넘이였는가? 많이 많이 反省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틀정도는 설거지를 하면서 뭐~ 이런 것 쯤이야하며 콧노래도 불렀지만, 사흘정도쯤에는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를 하면서 점점 성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면서 이게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으면서 마나님이 참으로 고마운 사람임을 感謝히 여기게 되었답니다.

이제 사흘후에 마나님이 나타나면 저는 참 잘해 주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였답니다.

이 모든 것 "밥태우고, 국쏟고, 짠 소태국과 싱거운 나물반찬 무치면서 배운 결과입니다."

우리 남정네들은 이제부터라도 자기 마나님을 尊重합시다! 그리고 마나님을 많이 많이 사랑합시다!

마누라 살찐 것은 다~아 家族들이 남긴 음식물 아까워서 그렇게 된 것 아닙니까? 오직 이몸 탓이지요.

앞으로는 밖에서 먹지 마시고 집에 일찍 돌아와 주는 밥 감사히 여기며, 꼬박 꼬박 한톨의 쌀알도 남기지 말고 해치웁시다! 더 이상 지껄이면 더 많이 남새스러울 것 같아서 이만 줄입니다.  본당 홈피에 글을 올리다 보니 자칫 회사에 지각을 할 것 같군요.

얼른 양복과 와이샤스 다림질해 입곤 출근해야지요. 그럼 오늘은 이만 총총 맺습니다.

 

2002년 10월 19일

용문검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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