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은총의 체험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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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아 [castle] 쪽지 캡슐

1999-02-10 ㅣ No.73

안녕하세요?? 콘솔시아입니다.... 맨날 글 올리자고 부르짖기만 하고...저는 잘 안 올려서...많은 분들이 욕하시더군요....으하하....변명같지만, 이상하게도 제 pc에선 굿뉴스 아디 체크가 안되서 잘 들어올 수가 없네여.....분명 익스플로러 4.01인데 도...도대체 머가 문제일까요?? (혹시 아시는 분 있음 멜 때려주세여...) 지금도 남의 자리에 몰래 와서 이 글을 올리고 있답니다... 흑흑 글구....누군가가 제가 넘 긴 글을 올린다고 "다이얼 업 한 사람이 이런 걸 어떻게 읽어?" 그러면서 욕했다던데...쯔압...갈무리해서 보십시오... 덧붙이자면...제가 아는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랜환경에서 보시더군 요..억울하면 랜 설치하십시오....(^^;) 쯔압......오늘은 유니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예수회 수사님께서 올린 글을 퍼왔습니다...그 분이 직접 쓰신 건 아니고요....칼 라너라는 분이 쓰 신 글을 현재 스페인에서 공부중인 정제천신부님께서 번역하신 글이랍니다.... -------------------------------------------------------------------- 은총의 체험에 대하여. (칼 라너 글, 정제천 옮김) 영적인 체험이란 무엇인가? 영적인 체험이란 별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 서 겪는 모든 일들, 곧 생각하고 공부하고 결정을 내리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 고 사는 것들이 모두 다 영적인 체험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랑하고 기 뻐하며 시와 문화, 과학과 예술을 관조하고 즐길 때에 바로 영적인 체험을 하는 것 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영적인 체험은 이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영적"이라고 하는 것은 이 지상 생활을 좀 더 인간적이고 아름답게 하고 의미에 차게 할 때에 바로 그것을 일컬어서 영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위의 체험들을 하면서도 진정한 의미에서 초월 적인 영적인 체험을 하지 못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초월적이라고 해서 철학에서나 다루는 일이나 피안의 것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영적인 체험이란 무엇인 가? 그것들은, - 부당한 취급을 당하면서도 우리 자신을 변호하고 싶은 생각을 억누르고 참아 넘긴 적이 있는지? - 용서해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때에도 아무런 대가없이, 용서해 준다는 말도 없 이 용서해 준적이 있는지? - 순명을 하되, 필요하니까 또는 불순명을 싫어하기 때문에서가 아니라 오직 우리가 하느님과 그분의 뜻이라고 부르는 신비롭고 형언할 수 없는 실재 때문에 순명을 한 적이 있는지? - 남에게서 감사나 인정을 받거나 내적인 만족감조차도 느끼지 못한채 어떤 희생을 해본일이 있는지? -완벽하게 혼자 있어본 일이 있는지? - 아무에게도 말하거나 해명할 수 없고 철저히 혼자서 결정을 해야할 때, 그리고 이 결정이 그 누구도 개입하여 무효화시키지 못하고 자신이 평생에 걸쳐 실천하여야 하는 것일 때에 오직 내면에서 울려나오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 결정을 내려본 일이 있는지? - 열정과 감정이 뒷받침되지 않을 때에, 하느님과 자신이 하나라고 느껴지지 않을 때에, 자신의 내적 충동과 하느님을 일체라고 느낄 수 없을 때에 하느님을 사랑해 본 일이 있는지? -그리고 이 사랑 때문에 죽을 것 같을 때에, 이 사랑이 죽음처럼 느껴지고 절대적인 극기로 여겨질 때에, 마음 속에서는 깊은 허무의 심연으로 뛰어드는듯한 절규가 들 려올 때에도 하느님을 사랑해 본 일이 있는지? - 모든 것이 어릿광대 짓으로 돌변할 것처럼 보일 때에 하느님을 사랑해 본 일이 있 는지? -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데 자신을 깡그리 부정하고 죽이는 쓰라린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또 아무도 고마워하지 않을 바보짓을 해야만 할 때에 이 일을 완수해본 일이 있는지? - 아무런 고마움이나 대가를 받지 못한채, 더욱이 우리가 '사심없이' 봉사한다는 만 족감조차 느낄 수 없는 경우에도 어떤 선행을 해본 일이 있는지? 이런 체험을 한 적이 있다면 바로 이때에 우리는 영적인 체험을 한 것이다. 그것은 영원을 맛보는 것이고, 영이 단순히 이 세상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아님을 느 끼는 것이며, '인간'의 의미가 단지 이 세상에서 말해지고 느껴지는 것만이 아님을 체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손에 잡히는 근거가 없이 신뢰를 감행하는 모험 속에서 우 리는 영적인 체험을 한다. 이제 진정으로 영적인 사람들과 성인들이 지니고 있는 열정의 비밀을 이해할 수 있 다. 그들은 이런 체험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체험들을 불 쾌하게 여기는가 하면 고작 인생의 양념으로 여기고 견디는 반면에 영적인 사람들은 순수한 영을 좋아한다. 영을 마시되 칵테일처럼이 아니라 원액으로 마시기를 좋아 한다. 이로써 그들의 괴상한 생활과 가난과 겸손에 대한 갈망, 죽음에 대한 열망, 고통받을 태세를 갖추고자 하는 마음, 순교에 대한 숨겨진 열망들을 이해할 수가 있 다. 그들이 약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또 그들이라고 해서 자신의 일상의 습관으로 계속 돌아와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일상의 활동에 은총이 함께 하고 그 활동을 하느 님께로 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몰라서도 아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천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그들은 인간이 하느님과 세상, 시간과 영원 사이 에 처한 한계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영이 자신들에게 단지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편이 아니라는 것을 끊임없이 확증하려고 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생활에서 은총의 체험을 찾아보자. 그것은, '여기에 있다, 내가 그것을 갖고 있다'라고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 은총은 전쟁의 승자처럼 소유하고 장악하는 어떤 것으로 만나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직 자신을 잊으면서만 추구될 수 있고 우리에게 되돌아오지 않고 하느님을 찾으면서 만나지는 것이고 사심없는 사랑으로 자신을 그분께 바침으로써 만나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영성 생활이라고 부르는 삶에서 성령의 체험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있 는지 그 길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재보기 위해서도 이따금씩, 죽음과 생 명의 빠스까 체험을 살고 있는지를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보고 맛들여라". 우리에게는 멀고먼 길이 앞에 놓여 있으니 와서 부드럽게 쓰다듬으시는 주님의 손길 을 맛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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