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꿈을 먹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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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향긋한 원두향의 커피 한 잔을 드립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을 앞에 놓으시고 저와 함께 꿈을 나누어 먹을까요.
오늘 조금 쌀쌀하죠. 바람없는 봄은 없잖아요. 창문너머 햇살을 바라보며 한 번 까딱까딱 졸아보세요. 무슨 꿈을 꾸셨어요? 그 예쁜 꿈을 나눠주실 수 없다면 소 되새김처럼 혼자 자꾸 씹으세요.
저는요 가끔 아니 자주 되씹는 꿈이 있답니다. 봄이면 산으로 들로 뛰어나가 나물도 캐고(그래도 분명 사내입니다) 씨도 뿌리고 그 흙냄새가 그리워 땅과 함께 뒹구는 그런 꿈말입니다. 지금 점심먹은지 오래지 않지만 이렇게 되씹고 있어요. 까딱까딱 졸면서 꾸는 꿈은 거의 이런 꿈이죠. 아이쿠, 이런 커피가 식었군요. 다시 한 잔 끓여드릴께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 내일 다시 오신다고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전 좀더 졸렵니다. 꽁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