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편지, 카드 그리고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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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조 [chungum] 쪽지 캡슐

2000-03-03 ㅣ No.1965

 개학을 했습니다. 학교에 가니 저보다도 더 삮아보이는 후배님들이 계시더군요. 그냥 무시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교사일이 또 일인지라, 저희 5학년 연간계획표를 짜고나니 계획표가 2장이 나오더군요. 스테이플러(일명 호치키스라고도 하지요.)로 찍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심이 없더군요. 그래서 1년넘게 열어보지도 않던 책상서랍을 열어보았습니다. 이 책상서랍은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제 방에서 치워져있던 물건인데 지금은 큰방에서 지내고 있지요. 그런데 심은 없더군요. 그대신에 제 눈을 끄는 것이 있었습니다. 편지, 카드들이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교때에 받았던 크리스마스카드, 생일편지, 졸업편지등등... 고3때이후로 받은 것들은 따로 모아져 있는데, 그 이전의 것들은 기억속에서 잊혀져있었던 듯합니다. 그 카드와 편지들에는 저의 소중한 친구들의 이름들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 속에는 제가 잊고 살아가던 즐거웠던 추억들이 있었구요.

 너무 무심했던 것같습니다. 저에게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나에게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너무 나만을 생각하며 살지는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나만을 생각하면서 살아온 것같습니다. 난 이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정말 이기적이었던 저의 모습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편지를 보고있는 저를 보고서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더군요. "그런거 버리지 왜 놔두고 있냐"고.....  한 마디의 답변으로 어머니께서는 만족해하시는 것같았습니다. "볼수록 즐거운데 왜 버려요.." .....  그렇습니다. 그동안 저에게도 소중한 것들,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았던 것같습니다. 새삼 에전의 그 때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그때에는 정말 좋았었는데.... 이렇게 나만 바라보면서 살지는 않았었던 것같은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옛날 카드랑 편지를 보고난 후의 상조의 넋두리였습니다.... 헤헤.....

이전의 글들에 비해서 점점 진지해져가니깐 저두 쓰면서두 느낌이 정말 내가 쓰는게 맞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여러분 지금 한 번 편지함을 열어보시지 않으렵니까?

그 속에는 당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고, 그들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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