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2동성당 자유게시판

사랑이 좋은 사람 9 (^.@)

인쇄

이현주 [hjlee] 쪽지 캡슐

2000-04-06 ㅣ No.324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 원태연 -

 

 

마지막을 알고 만나야했던 그날

 

서로의 얼굴을 목소리를 상처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던 그날

 

너를 보내며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었던 기도를

 

하얀눈이 까맣게 덮어버렸던 그날

 

이제부터 나는 무엇을 참아내야 하는가

 

이런 모습으로 이런 성격으로 이런 환경으로 태어나

 

그렇지가 않은 너를 만난 죄

 

그렇지가 않은 니가 나를 사랑하게 만든 죄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이 그것뿐이었던 죄

 

그렇다면 이 모든 나의 죄를 사할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도 살아있음에 미련이 없음이

 

나를 더욱더 가볍게 만들어 준다

 

무엇인가 의미를 남겨두고 싶어 올려다본 하늘에

 

눈물에 얼굴을 묻던 너의 모습이 아련하게 스쳐간다

 

내가 태어나던 날의 하늘은 어떤 색깔이었을까

 

 

 

 



1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