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성서이어쓰기 (창세기 32장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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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성 [anselmous] 쪽지 캡슐

2001-03-21 ㅣ No.2680

이튿날 아침 라반은 일찍이 일어나 손자들과 딸들에게 입을 마추고 복을 빌어 준 다음 길을 떠나 제 고장으로 돌아갔다. 야곱도 길을 떠났다. 그는 도중에 하느님의 시역꾼들과 마주쳤다. 야곱은 그들을 보고 ’이곳이 하느님의 진지구나’ 하면서 그곳을 마하나임이라 하였다.

 

야곱은 에돔 벌 세일 지방에 있는 형 에사오에게 머슴들을 앞서 보내면서 형 에사오에게 다음과 같이 전하라고 시켰다. ’이 못난 아우 야곱이 문안 드립니다. 그간 라반에게 몸붙여 살다가 보니 이렇게 늦었습니다지금 저는 황소와 나귀와 양떼가 생겼고 남종과 여종까지 거느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형님께서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아무쪼록 너그럽게 보아 주십시오’ 머슴들이 다녀와서 야곱에게 고하였다 ’주인님의 형님 에사오께서는 지금 사백명 부하를 거느리고 주인님을 만나러 오십니다’.

야곱은 덜컥 겁이 나고 걱정이 되어 양떼와 소떼와 낙타떼를 두 패로 나누었다. 에사오가 한패에 달려들어 쳐 죽이면 나머지 한 패라도 피하게 해야겠다는 속셈이었다. 그리고 나서 야곱은 기도를 드렸다.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 저에게 고향 친지에게로 돌아가면 앞길을 열어 주마고 약속하신 아훼여! 당신께서 이 종에게 베푸신 한결 같은 사랑을 저는 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이 강을 건널 때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지팡이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는 이렇게 두 무리를 이루었습니다. 저를 형 에사오의 손에서 건져주십시오. 에사오가 와서 어미들과 자식들까지 우리 모두를 죽여버리지나 않을까 두렵습니다. 당신께서는 ’네 앞길을 정녕 열어주고 네 자손이 바닷가 모래처럼 셀 수 없이 불어나게 해 주마’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 그날 밤 그는 거기에서 묵으며 자기 소유 가운데서 형 에사오에게 선물로 보낼 것을 골라 세었다. 암염소 이백마리 수염소 이십마리, 암양 이백마리 수양 이십마리, 젖을 빨리는 낙타 삼십마리와 딸린 새끼들 암소 사십마리 황소 십마리, 암나귀 이십마리, 수나귀 십마리. 야곱은 이것들을 따로 한 떼씩 떼어 종들의 손에 맡기며, 앞서 가되 떼와 떼 사이에 거리를 두라고 일렀다. 야곱은 앞장 설 종에게 이렇게 지시하였다. ’내 형 에사오가 너를 만나 ’너는 누구의 종이냐?’ 하고 묻거든  이렇게 대답하여라 ’ 이것들은 당신의 종 야곱의 것입니다. 형님 에사오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야곱은 뒤에 오십니다’. 라는 말을 잊지 말라고 일렀다. 선물을 먼저 보내어 에사오의 마음이 풀어진 다음에 만나면 행여 자기를 반겨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야곱은 선물을 먼저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날 밤을 천막에서 묵었다.

 

바로 그날 밤 그는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 한 아들을 데리고 야뽁 나루를 건넜다. 그들을 데리고 개울을 건넌 다음 자기에게 딸린 모든 것도 전네 보냈다. 그리고 야곱은 혼자 뒤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어떤 분이 나타나 동이 트기까지 그와 씨름을 했다. 그분은 야곱을 이겨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야곱은 그와 씨름을 하다가 환도뼈를 다치게 되었다. 그분은 동이 밝아 오니 이제 그만 놓으라고 했지만 야곱은 자기에게 복을 빌어주지 않으면 놓아 드릴 수 없다고 떼를 썼다. 일이 이쯤되자 그분이 야곱에게 물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제 이름은 야곱입니다.’

’너는 하느님과 겨루어 냈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긴 사람이다. 그러니 다시는 너를 야곱이라 하지 말고 이스라엘이라 하여라’.

이말을 듣고 야곱이 말했다. ’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그분은 ’내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물어보느냐?’ 하고는 야곱에게 복을 빌어주었다. 야곱은 ’내가 여기서 하느님을 대면하고서도 목숨을 건졌구나’ 하면서 그 곳 이름을 브니엘이라고 불렀다. 그가 다친 다리를 절뚝거리며 브니엘을 떠날 때 해가 떠올랐다. 이스라엘 사람이 오늘날까지 환도뼈 힘줄을 먹지 않는 것은 야곱이 환도뼈를 얻어 맞아 그 힘줄이 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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