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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에게 - 부부의 날을 맞이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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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균 [zoster] 쪽지 캡슐

2007-05-21 ㅣ No.5934

21년전 처음 사귈 당시

아내는 늘 활기차고 발랄한 사람이었었죠.

그 점이 좋았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남들처럼

우리도 서로 의견충돌로 마찰이 있을 때도 있었고

심하게 다툰 적도 있었고

아내의 눈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한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서로가 양보하며 무난하게 살아왔습니다.

 

밝았던 아내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도록

남편으로 인해 속을 썩인 적도 있었지만

요즘 아내는 다시 옛날 처럼 활기차고 씩씩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흰 머리칼이 보이고

팽팽하던 피부도 좀 탄력을 잃어 가고 있긴 하지만

항상 밝은 목소리로 집안을 활기차게 만들고 식구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습니다.

아내는 기분이 무척 좋을 땐 팔도사투리를 다 씁니다.

이럴 땐 약간 어려운 부탁 정도는 얘기해도 됩니다.

아내는 사남매 중 세째로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밝은 성품을 지니고 있습니다.

남편이 평소 사교적이거나 활달한 성격이 아니라서

그동안 살면서 많이 답답해 하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 만나는 것을 꺼려하고

다른 아빠들 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운동을 하거나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즐겨하지 않다 보니까

아내의 성격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 점을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같이 살다 보니까 아내도 성격이 좀 바뀌는 것 같더군요.

남편을 닮아서 활달했던 성격이 다소 소심해지는 부분이 생기더군요.

그동안 말은 안했지만 속으론 미안했습니다.

 

가끔 시댁 어른들께 친부모님을 대하듯이 다정다감하게 말하는걸 보면

아내가 정말 고맙게 느껴집니다.

맏며느리로 시집와서 집안일이 있을 때 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큰 대과 없이 잘 해오고 있는

아내에게 말없이 고마움을 느낀 적도 많았습니다.

요즘 흰 머리칼이 많아진 아내가 염색을 하는 것을 보면서

그동안 더 잘해주지 못한 것 때문에 미안할 때도 많습니다.  

 

아내는 늘 부족한 저에게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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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썼던 글인데요.

부부의 날을 맞이하여 갑자기 생각이 나서

올려봅니다.

아내에 대한 고마움은 이 글만으로는

너무 부족합니다.

오늘 저녁에는 둘이 따로 식사라도 하면서

오랫만에 편지라도 전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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