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 위에서 잠든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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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를 쥐고 클릭하던 곳, 고려시대 문제풀이
매일밤 새벽 2시가 돼야 들어 오는 아이. 귀 또한 쉬게할 수 없다고 비발디,하이든, 그리그, 멘델스죤을... 듣는다. 피자를 시켜 놓고 공부하다 자판위에서 쓰러져 잠든 아이. 그래도 부족하다고 나에게 울고 불고 짜증내고 그래 누가 네 짜증 받아 주겠니?
밥먹기 싫어 몰래 아침마다 도망가는 아이, 김밥을 말아 딸의 안색 살피며 입에 하나 넣어 주고 그러다 나도 지쳐 오늘 아이에게 폭발. 울고 가는 아이의 뒷모습.
시험 감독을 위해 3일 후면 또 아이의 학교에 간다. 시험지를 받아 놓고 이내 엎드리는 아이들, 처음엔 밤 새워서 졸려 그런가 보다 하고 애써 깨워보았다. 알고보니 자포자기. 그것도 한 반에 5명이 넘게.
이 안타까운 교육 현실, 우리는 많은 것을 잃고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이 현실에 손을 들고 있다.
삶의 부피에만 치중하느라 삶의 질을 까맣게 잊고 사는 우리들. 본질과 수단이 바뀌게 되면 삶 자체가 허우적 거리게 되는 법.
자판위에서 쓰러져 잠든 아이의 등을 보면서 측은해 깨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피자는 왜 이렇게 안 올까? 전화해 보니 상계동 1002동을 102동으로 알았다나! 별 것이 다 나를 속상하게 한다.
덕분에 나의 소중한 딸 "소담" 은 더 잘 수 있었다.
10구역 조 자네트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