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성당 게시판

부활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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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석 [sabunim] 쪽지 캡슐

2001-04-18 ㅣ No.1536

부활강론

 

 

“그 분은 우리에게…선포하고 증언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사도 10, 42)

 

 친애하는 형제 자매여러분,

온 세상이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 차있는 이 계절에 우리는 새 생명의 힘찬 약동인 주님의 부활이라는 크나큰 기쁨을 만나게 됩니다.

이 큰 기쁨과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의 가정에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증인-증거의 삶

 

 주님께서는 부활사건의 증인으로서 우리를 미리 택하셨습니다.(사도 10, 41) 증인이란 어떤 사실을 증명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리스도의 부활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세상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여야 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교회 안의 모든 사람들은 스승이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면서 증거 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해야 한다. 이러한 증거는 많은 경우에 신자가 선교사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교회의 선교사명 42항) 그러한 증거의 삶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주님의 부활에 대한 확신에 찬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매 미사 때마다“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미사통상문)라고 고백합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바 부활신앙은 실상 우리네 신앙의 핵심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세상 끝까지 선포해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선포한다는 것은 단지 말로나 혀끝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진실한 삶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마태오 5, 16)  신앙인이 진정 그가 신앙하는 바를 따라 성실한 삶을 살게 될 때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가족과 가까운 이웃의 선교를 목표로 한 해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삶의 증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삶으로서 보이는 증거야말로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힘인 것입니다. 굳이 ”교회로서 복음선교를 위한 첫째 방법은 신자들의 진정한 생활 표양입니다”(현대의 복음선교. 41항)라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경험으로써 삶의 증거가 얼마나 힘 있는 증거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신앙인의 올바른 생활은 어두운 세상에 한줄기 빛이 되며, 무한한 열성으로 이웃에게 봉사하는 생활의 표양은 소금으로써 사회를 썩지 않게 만들어 주어 그리스도를 세상 사람들의  마음 안에 심어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증인다운 삶을 살아야합니다. 그 삶의 바탕위에서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주님의 부활을 만민에게 선포하여야 합니다.

 

선포자-선포의 방법

 

  선교는 이웃에게 영생의 길을 열어주는 가장 큰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렇다면 영생을 나누는 선교의 핵심인 부활을 선포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선교의 방법에 있어서 지나치게 전통적인 방법에만 의존해 왔던 것을 인정하면서 이제라도 .생활의 증거, 강론, 교리교육 같은 전통적인 방법은 물론이며 나아가 현대의 새로운 매체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어야 하겠습니다.  “인간의 지성이 날로 발전해 가고 있는 오늘날 이러한 힘 있는 수단을, 교회가 활용하지 않는다면 하느님 앞에 죄송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홍보수단에 의해서 교회는 ‘지붕위에서’(마태 10, 27) 설교할 수 있고 보다 새롭고 효과적인 형태의 설교대를 통하여 대중과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현대의 복음선교 45항)

 그러므로 선포하고 증언하는데 있어서 우리는 삶의 증거를 기초로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가장 힘 있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는‘새로운 시대’(Aetatis Novae)라는 문헌에서 “미디어는 현대 사회에 있어서 재복음화와 신복음화를 겨냥하는 교회의 계획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한다. …오늘날 복음화 사업은 커뮤니케이션 세계 속에 교회가 적극적이고 공감하며 뛰어드는 쪽으로 손질되어야 한다."(Aetatis Novae 11항)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선교를 주제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깊은 묵상거리입니다. 과연 새로운 시대의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생성된 새로운 문화에 새로운 언어로 새로운 기술로 그리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메시지를 접합시키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먼저 뉴 미디어들을 이용하여 부활을 기쁜 소식을 모든 이들에게 전파하는데도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자리 안에서 증거의 삶을 살아가듯이 여러분이 이용하는 미디어안에서도 복음정신을 가지고 그것을 적극 활용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예를 들면 우리가 각자의 사이트에서 그리스도교적인 사상을 전파하고 반윤리적인 사이트(자살, 폭탄 등)에 대해서는 모든 가톨릭 사이트들이 연대를 형성하며, 복음적 가치관을 자신들의 영역-홈페이지, BBS, 동호회, 게시판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전파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매체를 통한 복음화와 매체의 복음화도 조금씩 이루어져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 부활의 소식을 전파했던 초대 공동체의 사도들을 기억합시다. 그들은 오늘날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세상 끝까지 그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달려갔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 역할을 할 때입니다. 우리는 정보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세상 끝까지라도 갈 수 있습니다. “홍보수단이 가끔 교회와 세상 간의 유일한 지름길일진대 이것을 사용하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땅에 묻어버리는 셈이다”(일치와 발전 123항) 그러므로 우리는 새로운 매체라는 지름길을 선교에 적극 활용하여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서 자기를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심판자로 정하셨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선포하고 증언하라는 분부(사도행전10, 42)에 충실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인 것입니다.

 

무덤에서 발길을 돌려-세상 속의 증거자

 

 사실상 예수의 부활 후에 제자들은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전하면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있었습니다(교회의 선교사명 16항) 그 어떤 것도 예수의 부활을 선포하는 그들을 가로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마치 무덤을 가로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던 것처럼(요한 20, 1) 그분의 제자들인 우리도 그 분의 부활을 선포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들은 치워 나가야합니다. 우리들은  열정적인 이웃에 대한 헌신과 희생, 그리고 봉사라는 삶의 증거를 통해 인간관계의 장애를 치워 나가야 하고, 새로운 매체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시간과 공간이라는 장벽을 치워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대중들과 함께 하며  대중들 속으로 뛰어들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각자가 자신을 뒤덮고 있던 어두운 무덤-무관심, 포기, 방관, 세속성-에서 발길을 돌려 세상을 향해 부활을 선포해야합니다. 우리 모두는 이 일의 증인들(사도 5, 32)로 불림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증인으로서의 삶을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성실히 살아야만 합니다. 가족과 가까운 이웃에서부터의 선교는 바로 이런 부활의 삶이 우리 안에서 약동함을 드러내는 일이며 동시에 그것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세상을 향해 퍼져나가게 될 구원의 기쁜 소식의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우리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며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여러분의 가정과 우리 사회 안에 풍성하게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창원 양곡성당에서  김 도미니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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