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청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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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훈 [p0o9i8] 쪽지 캡슐

2003-08-29 ㅣ No.5287

 

 

마음이 충만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남보다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그 단순과 간소함 속에서 생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 말로 청빈의 화신이다. 또 진정으로 삶을 살 줄 아는 사람이다.

그 단순함과 간소함 속에서 생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삶을 살 줄 아는 것이다. 그것은 모자람도 아니고 충만이다.

욕심은 부릴 게 아니라 버릴 것이다. 버림으로써 영혼이 빛을 발한다. 내가 이렇게 가난을 강조하는 것은 궁상떨면서 살자는 뜻이 아니다.

우리가 너무 넘치는 것만 바라기 때문에 제정신을 차리고 차분하게 우리의 삶을 객관적으로 옛 거울에 다시금 비춰 보자는 것이다.

이와 같은 청빈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시적인 생활 방편이 아니다. 그것은 두고두고 배우며 익혀 가야 할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우리의 생활 규범이 되어야 한다.

 

이 지구촌에는 나눠 가져야 할 이웃들이 너무도 많다. 절제된 미덕인 청빈은 그 뜻이 나눠 갖는다는 뜻이다. 청빈은 그저 맑은 가난이 아니라, 그 원뜻은 나눠 가진다는 뜻이다.

청빈의 상대 개념은 부가 아니라 탐욕이다. 한자로 ’탐’ 자는 조개 ’패’ 위에 이제 ’금’자이고, 가난할 ’빈’ 자는 조개 패 위에 나눌 ’분’ 자이다. 탐욕은 화폐를 거머쥐고 있는 것이고, 가난함은 그것은 나눈다는 뜻이다. 따라서 청빈이란 뜻은 나눠 갖는다는 뜻이다.

사람들에게 만일 가난이 없었다면 나눠 가질 줄도 몰랐을 것이다. 내가 가난해 봄으로써 우리 이웃의 가난, 어려움에 눈을 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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