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나 자신이 초라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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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훈 [p0o9i8] 쪽지 캡슐

2003-09-01 ㅣ No.5295

 

 

성 프란치스코는 수도자가 사는 집은 흙과 나무로만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흙과 나무는 기본적인 소재이다. 흙과 나무로만 짓게 되면 자연히 검소한 집이 된다. 성 프란치스코는 그런 수도원을 그들이 소유하지 말고 그 속에서 순례자나 여행자처럼 살자고 역설했다.

진정으로 우리가 삶을 살 줄 안다면 순례자나 여행자처럼 살 수 있어야 한다. 순례자나 여행자는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그날그날 감사하면서, 나눠 가지면서 삶을 산다. 집이든 물건이든,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순례자처럼 살아야 한다.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부끄럽게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 앞에 섰을 때는 결코 아니다. 나보다 훨씬 적게 가졌어도 그 단순과 간소함 속에서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 사람 앞에 섰을 때이다. 그때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가난하게 되돌아보인다.

다시 말하거니와,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 앞에 섰을 때 나는 기가 죽지 않는다. 내가 기죽을 때는, 내 자신이 부끄럽고 가난함을 느낄 때는, 나보다 훨씬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 그 단순과 간소함 속에서 여전히 삶의 기븜과 순수함을 잃지 않는 사람을 만났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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