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수술비 백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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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가장 노릇을 하며 살아 가는 작은 소녀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계시지만 중병으로 앓아 누은 지 오래였고 어린 동생을 둘이나 품에 안고 살아 가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얼굴이 사색이 된 동생이 부엌에 있던 누나에게 달려 왔습니다. "누누나... 엄마가, 엄마가...." "엄마가? 엄마가 뭐?" 소녀의 엄마한테 큰 고비가 닥쳤습니다. "엄마, 왜 그래? 엄마 눈 좀 떠 봐, 엄마!" "엄마... 으앙...." 엄마는 소녀의 외침에도, 철부지 어린 동생들의 울음 소리도 듣지 못하시는지 신음 소리만 내셨습니다. 다행히 옆방 아저씨가 소란한 소리를 듣고 달려와 구급차를 불러 병원까지 가게 됐습니다. 진찰을 한 의사 선생님과 보호자 면담까지 하고 나오신 아저씨의 얼굴이 어두웠습니다. "아저씨, 우리 엄마 죽어요?" "으응, 그게... 저... 수술을 하면 낫는다는데 돈이 많이 든다는구나." 수술비가 문제였습니다. "괜찮아요 아저씨. 나 돈 많아. 내가 가져올게요." "뭐? 얘 얘, 정아야." 놀랍게도 아이는 수술비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집으로 달려 갔고 한참 뒤 헐레벌떡 달려온 아이의 손에는 돼지 저금통이 들려 있었습니다. "여기요, 선생님. 여기..돈 많아요. 그니까 우리 엄마 살려 주세요." 보기에도 묵직한 돼지 저금통에는 십 원짜리, 백 원짜리 동전이 꽉 차 있었습니다. "이거 봐요. 거짓말 아니죠?" 아이는 수술비를 낼테니 엄마를 살려 달라고 매달렸습니다. "울엄마 수술받게 해 줄거죠?" 아이가 기대에 한 눈으로 의사를 올려다 봤지만 그는 고개를 무겁게 내저었습니다. "안된다, 얘야." "예? 왜요?" "왜냐하면 말이지. 그게... 너무 많아서 말야. 이것만 있으면 된단다." 의사는 놀란 아이의 눈 앞에 백 원짜리 은전 하나만을 들어 보였습니다. "네? 정말요?" 수술비 백 원. 그것은 엄마를 살리고 싶은 아이의 간절한 소망이며 그 소망이 낳은 기적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