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4주간 레지오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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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3-02-02 ㅣ No.2510

연중 제4주간 레지오 훈화(2003. 2. 2 ∼ 8)

 

 

어느 날 병원 응급실에 불에 몸을 데인 여자가 실려 왔다. 그 여자는 몸 전체에 화상을 입어 살 수 가 없다는 의사들의 말을 어렴풋이 들었다.

화상의 고통에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그녀에게 남편과 경찰이 보였다. 경찰은 그녀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보고 화상을 입은 이유를 물었다.

여자는 밤마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남편에게 매를 맞아왔다. 남편이 사업이 망한 뒤로부터 생겨난 버릇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남편을 고발하리라고 마음먹었지만 언젠가는 예전의 남편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꾹 참아왔던 터였다.

그 날도 술에 몹시 취한 남편이 석유등잔을 여자에게 던지는 바람에 온몸을 불에 데인 것이었다.

경찰은 남편의 억센 팔을 붙잡고 여인에게 물었다. 온 몸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고통과 남편에 대한 미움으로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가 다시 눈을 뜨자 남편의 고통에 찬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자신이 죽고 난 뒤 남편이 받을 엄청난 고통과 죄책감의 무게를 상상한 것이다.

이윽고 그녀가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것은 저의 실수로…… 일어난 일입니다……."

그리고 평화로운 미소를 띄운 채 그녀는 다시 눈을 감았다.(좋은 생각)

 

자신을 희생한다는 것도 바보 같은 일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따르기로 다짐하였습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당신을 내어 놓으셨듯이 그 바보 같은 모습을 우리도 배워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은 봉헌입니다.  봉헌은 희생이 따릅니다.  희생 없는 봉헌은 없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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