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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그릇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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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규 [marco1998] 쪽지 캡슐

2012-04-22 ㅣ No.7557


“밥 한 그릇 다오.”

 

봄이 오면 입맛이 살아납니다. 몸이 나른한 만큼 식욕도 왕성해집니다.

 

상큼하고 향긋하며, 비타민과 영양이 풍부한 봄나물이 우리의 식욕을 자극합니다.

연하고 파릇한 새순들과 봄나물이 부활을 알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기를 되찾게 해주는 맛있는 식탁이

바로 부활의 기쁜 소식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식사를 맛있게 하십니까?

 

음식을 아주 맛있게 먹는 사람이 복스럽고 건강한 사람이며,

음식을 먹으며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사람이 바로 은총의 사람입니다.

우리는 음식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고 봉사할 수 있으므로

음식을 행복하게 먹는 사람이

부활의 기쁨을 누리며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식탁이 바로 부활의 시작이며,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의 축제를 만끽하며 잘 지내려고 마음먹었다면

사랑의 식탁과 성찬의 식탁에 둘러앉아야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가장 확실한 자리는 음식을 먹는 식탁이며,

우리의 밥상이 곧 우리 모두의 마음이요, 향기로운 제사가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의 밥이 되어주시고,

우리의 음료가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엠마오로 내려가던 제자들도 빵을 같이 나누면서 부활하신 분을 확실히 체험하였고,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부활을 보고 얼떨떨해 하는 제자들에게

제일 먼저 식탁을 차리라고 분부하셨습니다.

 

“먹을 것이 좀 있느냐?”

“밥 한 그릇 다오.”

 

그러므로 주님의 부활을 목격한 제자들이 제일 먼저 한 소명은

주님께 식탁을 차려드리고 주님과 함께 식사를 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식탁과 밥상이 곧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형제여러분,

사랑하는 가족들과, 형제들과 정말 맛있고 기쁘게 식사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대하는 식탁을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 식탁이라고 여기고,

주님과 함께하는 밥상이라 여기고,

가장 우아하고 정감 있고 복된 말씀이 오가는 식탁이라 여기며,

주님을 위해 마련한 식탁이며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소중한 자리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식탁이 바로 부활을 체험하고,

사랑을 체험하고, 감사와 기쁨을 느끼고 체험하는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밥상을 차리고 밥상을 받으며,

주는 기쁨과 받는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밥을 먹으며 긍지와 보람, 화해와 용서, 존경과 믿음, 환희와 기쁨,

행복한 얼굴, 칭찬, 박수갈채, 환한 미소, 뿌듯한 마음, 위로와 격려,

서로를 축복하는 유쾌한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성령 안에서 누리는 부활의 기쁨입니다.

 

맛 집 중에 최고의 맛 집은 남들이 가르쳐 주는 어떤 음식점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가족,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며,

힘껏 일을 해서 얻은 양식으로 지어낸 우리 식탁입니다.

그러므로 정성과 사랑이 깃든 우리 어머니가 지은 밥과 반찬,

내 아내가 지어내고 맛을 낸 음식이 최고의 맛이며,

바로 우리 집 우리 식탁이 최고의 맛 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의 식탁이 그저 입을 즐겁게 하고 배를 만족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만족시키고,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드리는 성찬이 되길 축원합니다.

우리 가족들이 다 함께 둘러 앉아 음식을 맛있게 들며

행복한 부활을 지내시기 바랍니다.

부활의 기쁨, 부활 체험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 식탁에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귀한 조찬과 만찬을 소중하게 지켜 내십시오.

부활의 기쁨이 바로 우리의 식탁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주님께 드리며 식사를 하십시오.

 

우리가 씹어 먹는 음식이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힘이 되고,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드리는 찬미가 되게 하십시오.

(수원교구 밤밭 마태오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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