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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7 삶의 이야기(막내 딸 애와의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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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02-07 ㅣ No.248

제 막내 딸 애가 광주의 C대학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4년전의 이야기입니다.

 

딸 애 나름대로 중등교사 임용을 기다리며 취업을 고민하고 있으면서 지루

했든지 저에게 돈을 꾸어 달라고 요청을 해온 일이 있습니다.

 

형제들 중에 공부가 뒤쳐진 열등감이 있었든지 돈을 달라고 하지 않고

꾸어 달라고 하는구나 생각도 하고 딸애의 저의를 의심도 하고,

한 편으로는 딸년들은 친정 기둥뿌리도 뽑아갈려고 한다더니 벌써부터

그런 욕심을 부리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들어보니 요구하는 돈의 액수가

1억원이라고 했습니다.

 

맘 속으로 대단한 베짱인데라고 의아해 하면서

"그래 어디에 쓸려고?"

딸애가 미안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돈의 용도가 "원룸 준비하고' "토플학원다니고" 아마도 1년이상 기다려야

중등교사 임용이든 다른회사 취업이든 할 것 같은데 이제부터 제 힘으로

살아가는 준비를 해두어야 하지 않을가 생각해서 아빠한테 요청을 드립니다."

라고 제법 긴장된 어조로 정중하게 자세를 갖추었습니다, 

 

당시 말을 건내주는 태도로 보아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준비한 요청으로

들렸습니다

 

"그래 다 좋은데 그럼 얼마동안 빌려주면 되겠니? "

"그리고 이자는 얼마를 낼것이며 구체적으로 요청을 해라~~~"

 

딸 애가 머뭇거리며 말을 끊고 있다가 하는 말이

"아빠가 막내 딸한테 돈을 꾸어주면서 무슨 이자를 다 받아요"라고

제법 앙칼진 목소리로 쏘아 부치듯 감정을 세우더니 

"아빠 그럼 이자를 얼마 내야 되는데요."

하며 물었습니다.

 

"그럼 아빠가 결정하지"

"돈의 사용기간은 네가 말한 1년이 아니고 2년으로 하되 이자는

3천만원을 보태서 2년후에 1억 3천만원을 갚아주면 어떻겠니?"

 

딸 애의 표정이 잔뜩 이그러지더니 

 

"그냥싫어요"라고 거절하였습니다.

 

아버지가 딸한테 더구나 막내 딸한테 그냥 돈을 줄수도 있는데

엄청난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는 요청을 불만스럽게 대꾸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고하는 딸에게 한마디 덧 붙여 주었습니다.

 

"아빠는 아무리 내 자식이라도 2년 동안에 1억원의 원금과 이자를 갚으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한테는 투자도 거래도 하지 않는다."

조금 단호한 어조로 힘을 주어 말을 맺었습니다.

 

딸애의 표정이 더 잔뜩 이그러지며 

" 아빠 알았어요" 라고 말을 남긴체 헤어진 후

도저히 행방을 알수 없도록 가족과 소식을 끊어 버렸습니다.

 

혹시나 나쁜 생각으로 삶을 포기한 잘못된 선택으로 방황하며 패인이 되어가지

않을가 내심 걱정을 하였으며 세상의 교육을 강하게 시킨다고 너무 충격적인 말을

딸 애한테 건내 준 말이 마음을 조이게 하며 후회하고 있던 중에 딸애가 갑자기

귀가를 했습니다.

 

반가웠으나 한편으로는 따귀라도 떼려주고 싶은 감정을 억누르고 있으면서

그래 그동안 어디서 뭘했는가?라고

물으며 태도를 살펴보니 그리 나쁜 곳에서 생활을 해오지 않은 듯 보여지므로

저도 안심하고 편안하게 말하도록 대해주는데,

 

더 자신이 꽉찬 어조로 딸 애가 말을 이었습니다.

 

미국의 언어학 전문 회사에(IBM) 입사를 하였는데 신원 및 재정보증을 서 달라고

하였습니다.

 

제 속으로 반갑고 기쁘면서도

"무슨보증?

"아빠 말 끝에 이렇다 저렇다 말한마디 없이 삐져서 집을 나간 후 1년이 다 되어

돌아와서 무슨 보증을 서달라고  해" 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억눌렀습니다.

 

마지막까지 아빠와 진지한 대화를 했다면 요구를 들어 줄 아빠인데,

건방지게 대화를 중단하고 소식을 감춘뒤 걱정을 시켜온 주제에 보증이라니

하며 울컥 기쁨보다는 화가 치밀어 있는 듯 보여주며 딸애의 요구를 거절이라도

할 듯 보증보험의 신원과 재정보증 제도를 이용하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런데 귀염둥이 딸 애의 표현이 제 마음을 녹여 버립니다.

 

"지난 번 아빠가 제 요구를 조건없이 들어 주셨으면 저는 오늘까지 친구들과 그냥

놀면서 돈과 시간만 허비 했을 것인데 아빠의 까다로운 조건이 그 때는 여간 기분

나쁘고 서운 하였으나 마음 고쳐먹고 열심히 이을 악물고 1년동안 공부하여 영어토플

성적도 상위점을 받았으며 입사 성적도 차석입니다."

 

"아빠 감사드려요"라고 자신감이 꽉찬 태도로 제 말문을 막으며

마음을 몽땅 녹여 버렸습니다.

 

저도 화가 좀 난 것처럼 표정을 짓다가 웃음이 나와 웃으면서 "그래 고생했다"

"너는 언니나 오빠처럼 공부는 잘하지 못할 것으로만 생각하고 늘 걱정 한

아빠가 몹씨 미안하구나"

 

"그래 지금은 돈 필요치 않으냐? "하며 원룸 얻을 돈을주니 거절 하면서

"이제부터는 제 삶의 모든것을 스스로 알아서 해결 할 것입니다"라고

또 한번 제 마음을 훑어 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딸 애의 끝 말에 "저를 강하게 훈련시켜주신 아빠한테  무한 감사를드립니다.

잘해가면서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라고 말을 맺었습니다.

 

그 때 제 속 마음은 기쁘기 그지 없었고 너무 흐뭇하였습니다.

딸 애의 잉테를 확인하고 지워버리려고 했든 우리부부였고  출산시부터 허약하여

늘 엄마의 많은 신경을 쓰게 하면서 자라온 애가 심신 모두가 저리도 건강하니

대견하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래 건강하게 열심히 살면서 너를 도와 준 주변에 신세를 갚고 또 남을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하면서 좋은일 많이하고 살아가야 한다. "

"아빠가 할 말은 그 뿐이다."

 

좀 엄숙한 말투로 당부를 해주었습니다.

 

참으로 딸 애의 지난 번 요구를 조건없이 들어주지 않은 저의 짧은 생각이

너무 미안하여 얼버부리 듯 말끝을 흐리며 다시 헤어진 지금 딸 애는 지방의 중학교 

수학교사로 임용되어 열심히 자신의 갈 길을 가고 있으며 생활도 안정되어 무난한

인생을 준비하며 살아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버지로서 지금의 바램은 살아 갈수록 험악 해져가는 세상 속에서 좋은 짝을 만나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하고 있을 뿐이며 자라는 과정에서 더 세심하게 보살피며

사랑해 주지 못한 일들로 서운하고 미안한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직 주님께 모든 것을 감사드리며

"막내 딸 사랑한다."

 



친환경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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