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해 쓴 책..♧
1994년 10월13일. 일본의 유명한 작가 오에겐자부로 집에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축하합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얼마 뒤 오에는 노벨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피아노 연주자인 아들 히카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내 아들의 내면을 이해하게 된 것이
노벨상 수상보다 더욱 기쁩니다."
오에의 소설 속 주인공이기도 한 히카리는 서른한 살임에도
정신지체에 자폐증까지 앓아 정신 연령이 열 살 전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히카리는 피아노 연주자로 성공하여 오에의 노벨상 수상
바로 전에 발매한 두번째 클래식 앨범이 일본 최초로 10만장이나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오에는 히카리가 두뇌 장애를 안고 태어났을 때 절망했다.
하지만 히로시마에 갔다가 열심히 살아가는 원폭 피해자들을 보고
희망을 갖게 되었다.
병원에서 아들을 돌보던 어느날, 그는 의사들로부터 아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듣고 크게 낙심하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평화롭게 잠든 아들의 얼굴을 보고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불쌍한 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절망하지 않는
일이다. 아들아, 너를 위해 이 아버지가 소설을 쓰마.
아들과 처음 만난 날로 시작해 정신지체를 딛고 아들이
음악을 시작한 이야기........
희망으로 끝을 맺은 소설 덕분일까?
그해 오에의 가족은 크나큰 행복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