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연중제2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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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0-09-16 ㅣ No.1060

연중 제24주일(나해. 2000. 9. 27)

제1독서 : 이사 50, 5 ∼ 9a

제2독서 : 야고 2, 14 ∼ 18

복   음 : 마르 8, 27 ∼ 35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지난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우리

민족의 커다란 명절 한가위가 있어서 풍요로운 한 주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태풍이 오는 바람에 물가도 비싸고, 마음도 급하고, 둥근 보름달도 보지 못

해 소원도 빌지 못한 아쉬운 한 주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분은 식사 전·후에 기도를 하십니까?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특히

개신교 신자들 앞에서 성호를 긋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자

신이 믿고 있는 신앙을 다른 이들 앞에서 드러내는 것이 창피한 일도 아닐

텐데 힘들어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우리에게 하느님을 믿는다는 말 한

마디보다 몸으로 보이는 믿음의 행동이 하느님의 자녀임을 자신 있게 드러

낼 수 있다고 생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하고 물어

보십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기도 하고 엘리야하고

하는가 하면 예언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제자들이 대답하자 이

번에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어보십니다.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하고 대답합니다.  예수님께서

여러분에게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하고 물으신다면 무엇이라 대

답하겠습니까?  여러분은 자신 있게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자신 있게 대답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대답을 들으신 후 제자

들에게 당신이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하시는 수난과 죽음에 대한 말을 듣는

다면 어이가 없어하면서 아마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말렸을 것이라 생각합니

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아들은 영광을 주시는 분이며,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그리스도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 영광에 참여하고 싶기 때문입

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거라.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하시며 꾸짖으시는

말씀처럼 저의 욕심만을 채우기 위한 생각일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는 항상

어떠한 대가가 있습니다.  물건을 구입하더라도 그 물건에 대한 대가로 그

가격을 지불하듯이 우리의 구원을 위한 대가는 바로 십자가입니다.  이 십자

가는 죽음이 아니라 구원에 대한 희망입니다.  우리도 매일 우리 자신의 십

자가를 겸손하게 받아 짊으로써 하느님의 소리를 알아듣고 성실하게 살아가

야 합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면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고통을 당하시고

죽으셔야 한다는 주님의 말씀에 반항하고 싶지만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

가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그 분을 찾을 수 있고, 주님을 볼 수 있기에 그

삶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우리에게 "어떤 사람이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행동으로 나타내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믿

음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주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 예수님이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면서 그

저 앉아서 구원을 가져다주기를 바라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느님은 사랑이

라고 하면서 말로만 하느님의 사랑을 받으라고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

니까?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단처럼 고운 말을 노상 입에 담으면서

행하지 않은 사람이 죽으면, 지옥 중에서도 제일 고약한 무간 지옥으로 끌려

가서 혓바닥이 일만 발이나 늘어나는 형별을 받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주님이 누군지 알고자 한다면 그저 듣기만 하지 말고, 그저 말만

하지 말고,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

도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믿음을 행

동으로 보여주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이번 한 주간 그저 듣기만 하고 말

만하지 말고 다른이들 앞에서 자신 있게 성호경이라도 긋고, 식사 전·후에

기도라도 잊지 말고 하는 용기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사랑도 베

푼다면 금상첨화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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