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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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성 [theresa9] 쪽지 캡슐

2000-05-14 ㅣ No.926

                 행   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 것 보다 행복하여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귀어

더욱 더 의지 심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 받느니 보다 행복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 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 하였네라.

 

  사랑을 하는 것이 사랑을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지난번에 어떤 싸이트에서 본 유치환 시인의 행복이라는 시가 너무나 좋아서 이렇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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