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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만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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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andrewth] 쪽지 캡슐

2000-11-24 ㅣ No.1370

 

     이쯤에서  만나게  하소서

                                                                    

                                                                       이  정  하

 

 그대에게 가는 길이 멀고 멀어

 늘 내 발은 부르터 있기 일쑤였네.

 한시라도 내 눈과 귀가

 그대향해 열려있지 않은 적 없었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볼수는 없지만 느낄 수 있는 사람

 생각지 않으려 애쓰면 더욱 생각나는 사람.

 그 흔한 약속 하나없이 우린 헤어졌지만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슬픔으로 저무는 사람.

 내가 그대를 보내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나의 사랑이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찬 이슬에 젖은 잎새가 더욱 붉듯

 우리 사랑도 그처럼 오랜 고난 후에

 마알갛게 우러나오는 고운 빛깔이려니

 함께 한 시간은 얼마되지 않지만

 그로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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