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동성당 게시판
이쯤에서 만나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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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만나게 하소서
이 정 하
그대에게 가는 길이 멀고 멀어 늘 내 발은 부르터 있기 일쑤였네. 한시라도 내 눈과 귀가 그대향해 열려있지 않은 적 없었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볼수는 없지만 느낄 수 있는 사람 생각지 않으려 애쓰면 더욱 생각나는 사람. 그 흔한 약속 하나없이 우린 헤어졌지만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슬픔으로 저무는 사람. 내가 그대를 보내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나의 사랑이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찬 이슬에 젖은 잎새가 더욱 붉듯 우리 사랑도 그처럼 오랜 고난 후에 마알갛게 우러나오는 고운 빛깔이려니 함께 한 시간은 얼마되지 않지만 그로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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