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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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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유경 [sue60] 쪽지 캡슐

2000-02-10 ㅣ No.496

 

미로게임

 

유난히도 춥게 느껴지는 하루.

 

집에 있고 싶었다.  밀린 일도 하고 싶고

 

나 아니면 못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들을 너무 내 일처럼 알고 살았기에

 

정작 나의 일은 낯설게만 느껴진다.

 

 

1월이 벌써 갔다 2000년을 맞이 하는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2월도 중순을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6번 반복되면 2001 년 새해인사를 하고 있겠지.

 

 

과거 현재 미래-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정작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지에 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면...

 

그 선택의 시간이 너무도 길고 힘들게 느껴진다.

 

분명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는

 

현재를 많이 좌우한다.

 

그러나 어떠한 미래에 대한 억측과 전진도

 

과거가 되어 버리는 순간,  

 

이미 그것은 내가 설계했던 미래는 아니다.

 

 

시간의 흐름이란 어쩌면 선분위에 놓여진 것이 아닐지 모른다.

 

그것은 아주 복합한 차원을 지닌 미로와도 같다.

 

분명 앞으로 나아가긴 하는데

 

어느 순간 아주 새로운 곳을 맞닥드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왔던 곳을 다시 맴돌며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태어난 순간 어쩌면 그것은 미로 속에 나를 송두리째

 

묻어버리는 것일른지 모른다.

 

인생의 목적을 미로의 끝으로 설정하는 것은

 

너무도 위험 부담이 크다.

 

그 끝을 발견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

 

차라리 그 미로안을 즐겨야한다면...

 

소위 말하는 행복이란 그런 것인가 ?

 

미로를 사랑해 버리는것 ?

 

 

이것이 게임이라면 빨리 끝내고 싶다.

 

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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