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지구장 신부님께 미안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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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에 지구장 신부님의 뜻깊은 발걸음이 있으셨습니다. 우리 성당의 60주년 기념 교육관 기공식에서 공사 첫 테이프를 끊어 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저희 모두는 지구장 신부님을 잘 모시지 못해 드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식사 시간에도 사목위원들이 자리를 함께 하긴 했으나 곁에 앉아 시중 들어 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본당 신부님과 자리를 마주 하고 함께 앉아 계셨으나, 누구 하나 그 곁에 앉아 주질 않았습니다. 아니 잘 모셔 드리지 못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불러 주셔서 그 옆에 제가 앉긴 했으나 너무나 그 자리가 어려웠음은 웬일일까요? 단체 운동이나 강의 활동 등으로 사람들을 많이 접해 온 저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 옆이라도 겁 없이(?) 잘 앉는 사람이었는데, 그 날 따라 그 옆에 앉기가 그렇게도 송그스러웠던 제 자신이 이상스러웠습니다. 아마 다른 사목위원들도 그 옆에 앉기가 어려웠음은 저와 똑같은 생각이었으리라 봅니다. 아무래도 어려운 자리임에는 틀림없으니까 말입니다. 지구장 신부님께 억지로라도 말씀을 터 드리려고 엉뚱한 옛날(?) 이야기를 꺼냈던 것은 제 실수가 아니었던가 합니다.
어떻든, 지구장 신부님 죄송합니다. 이제 다음엔 저와는 구면이실 테니 그 땐 제가 신부님 옆에 감히 다가가 주제넘은 화제라도 실마리로 터서 신부님과 자연스러운 시간을 이루게 할 자신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2001년 5월 첫날 한밤에-- 용산성당 신자 배우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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